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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염 쓰더라”…기무사, 세월호 유가족들 ‘이잡듯 사찰’ 상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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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염 쓰더라”…기무사, 세월호 유가족들 ‘이잡듯 사찰’ 상부 보고

뉴시스입력 2020-01-08 13:36수정 2020-01-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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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 청와대·기무사 등 관련자 71명 수사 요구
신분 위장해 '노사모' 출신 여부, 정치성향 등 조사
"권리행사와 업무방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의심"
수사 대상에 들어간 관계자, 특조위에 "억울하다"
기무사, '세월호 탐색 정리하자'는 보고 올리기도
유가족 "업무방해 처벌로 부족…국가폭력 행사"

세월호 참사 이후 전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유가족들을 낱낱이 사찰해 상부에 보고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따르면 기무사 사찰은 유가족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수준이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8일 세월호 유가족을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는 기무사와 이를 보고 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 71명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특조위는 기무사령부와 예하부대 간에 오고 간 세월호 유가족 사찰 사례를 다수 공개했다.


여기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불만이나 과격 성향은 물론 바라는 게 무엇인지까지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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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 지역을 관할하던 기무사 610부대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체육관에서 멱살을 잡고, 의자가 나뒹구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기무사령부에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달 24일에는 안산 지역을 관할하던 기무사 310부대가 ‘안산시, 학부모 다수가 반월공단 노동자로 반정부 성향이나, 보상금 충분 시 원만 해결 기대’라거나 ‘유가족 선동에 따른 정치 투쟁화 움직임 우려’ 등의 내용을 기무사령부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보고를 받은 기무사는 참사 이후 유가족 변화 추이나 특이 내용 등을 보고할 것을 이들 부대에 지시하기도 했다.

지시를 받은 예하부대는 ‘유가족 중 일부가 야간에 음주를 했다’, ‘구강청결제 대신 죽염을 요구했다’ 등 사소한 사례까지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무사는 시신 미수습자 가족을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눠 성향을 분석해 보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정보보안반인 기무사 212부대는 특정 실종자 가족의 네이버 닉네임, 생년월일, 학적, 학번, 거주지, 이메일 및 개인 블로그 주소, 네이버 활동 내역은 물론 통장사본, 주민등록증 사진까지 사찰해 그 결과를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는 ‘유가족이 생일날 미역국 및 케이크를 요구하는 등 과하다 싶은 정도의 무리한 요구를 했는지 보고하라’며 특정 방향을 잡아놓고 예하부대에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310부대는 이 지시가 내려온 당일 ‘세월호 생일날 미역국 요구’, ‘화장장 및 장지까지 리무진 조치 요구’ 등을 기무사에 실제로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조위는 “이런 내용이 청와대의 유가족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 및 진상규명 방해 등에 이용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보고는 청와대까지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특조위는 “보고의 지속성과 정보 활용 정황, 관련자 진술 등에 미뤄볼 때 청와대와 국방부 관계자들이 명시적으로 지시했을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기무사령관이 2014년 5월25일 화상회의를 통해 대통령 비서실장 및 경호실장, 안보실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후 작성한 사후 평가에는 “청와대에서 현장 목소리를 잘 모르고 있었으며, 우리가 그런 사항을 잘 제공하고 있었음” 등의 기록이 확인되기도 했다.

2014년 6월25일 청와대 비서실장, 안보실장, 경호실장 등 9명의 실장·수석·비서관에게 서면 보고한 내용에 대한 결과 문건에는 “VIP(박근혜 전 대통령)께도 간접적으로 보고”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특조위 관계자는 “310부대와 610부대가 2014년 4월16일부터 10월께까지 유가족을 사찰해 보고한 건수가 총 627건에 달한다”며 “기자회견에서는 이 많은 보고 중 주요 내용을 간추려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 보고는 기무사 내 정보융합실에서 2차 가공돼 전달되므로 모든 내용이 다 청와대에 들어갔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도 “일부는 청와대까지 들어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특조위는 이번 조사 내용을 토대로 오는 9일께 관련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수만 쪽에 달하는 기무사 관련 자료를 추가 조사한 뒤 향후 관련 발표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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