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인구 유출 막아라”… 대학-지자체-기업 손잡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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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공대 등 지역 대학 협의체 구성… 대구경북지역 공기업 20곳과 협약
기업 맞춤형 우수인재 양성에 총력

지난해 12월 16일 경북 김천시 산학연유치지원센터에서 열린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 콘퍼런스에서 지역 4개 대학과 기업, 지방자치단체 대표들이 의견을 나눴다. 금오공대 제공
지난해 12월 16일 경북 김천시 산학연유치지원센터에서 열린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 콘퍼런스에서 지역 4개 대학과 기업, 지방자치단체 대표들이 의견을 나눴다. 금오공대 제공
경북지역 대학과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청년 인재 양성과 취업 미스매치(불일치) 해소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력을 키워서 학생에게는 취업문을 넓히고 기업에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기회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지역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경북에 머무르고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청년 인구 유출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북에 활기를 불어넣는 협력 모델로 성장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학 협의체의 중심은 국립 금오공대다. 이 대학은 학교 졸업생 가운데 상당수가 경북을 떠나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큰 문제로 인식해 왔다. 청년 인구 유출은 신입생 유치와 미래 대학 성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오공대는 지난해 초부터 경북 북부권 안동대, 경북대 상주캠퍼스, 동양대와 손을 잡고 해법 찾기에 나섰다. 또 지역 유망 기업들과의 정기적인 소통을 위해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경북도와 구미시 영주시 상주시 안동시 김천시가 흔쾌히 응했다. 이어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전력기술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대구 경북지역 20개 공기업 및 64개 지역 기업체와 협약했다.

이른바 ‘산(産)·학(學)·관(官)·공(公) 컨소시엄’을 구성한 금오공대는 지난해 교육부의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비 35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올해부터 지역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최근 경북 김천 산학연유치지원센터에서 공식 활동을 알리는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 제1차 협동 콘퍼런스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이상철 금오공대 총장과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 이호경 한국도로공사 인재개발원장 등 컨소시엄 참여 4개 대학과 6개 지자체, 6개 공기업, 4개 산업체 대표들이 참여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금오공대는 시스템 안전과 스마트기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안동대는 스마트기계와 에너지 분야, 경북대 상주캠퍼스는 스마트기계 에너지 건설 분야, 동양대는 철도 교통 분야의 인재 양성에 힘을 쏟는다.

대학별 2∼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방학 기간 학생들이 모여 대학별 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교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철도 교통 분야 취업에 관심이 있지만 소속 대학에 교육 과정이 없는 학생들은 동양대에서 공부할 수 있다.

참여 기업들은 학생들이 원하는 복리후생과 근무 여건 및 보수 수준 등을 적극 수렴해 일하고 싶은 회사로 바꾸겠다는 각오다. 앞으로 대학에 실무자를 특별 강사로 파견해 인재 육성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 실습 차원에서 일정 기간 기업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참여 기업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호경 한국도로공사 인재개발원장은 “좋은 인재들이 경북에 있는 공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지역에서 키운 인재가 입사하는 일은 산학관공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공업용 알루미늄 전문기업 ㈜미래인더스 심해운 전무이사는 “산학관공 컨소시엄을 통해 지역 인재들이 요구하는 조건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오공대는 지속적인 상생 협력을 통해 경북 미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상철 금오공대 총장은 “지방 공기업과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통해 청년들이 경북을 찾도록 하겠다. 지역균형발전을 이끄는 초석이 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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