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핀셋 제거’에 위축?…김정은, 보란듯이 새해 첫 공개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7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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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공개 행보로 평안남도 순천 인비료공장 현지 시찰에 나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2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소식 이후 닷새만(보도일 기준)의 공개 활동이다.

김 위원장은 “순천 인비료공장 건설은 정면돌파전의 첫해인 2020년에 수행할 경제과업 중에서 당에서 제일 중시하는 대상 중의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해 새해 첫 지도사업으로 이 공사장부터 찾아왔다”고 밝혔다. 농업 생산성을 올려 자력갱생으로 경제난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을 현지 시찰을 통해 재차 강조한 것이다.

미국이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폭살(爆殺)하면서 김 위원장이 당분간 외부활동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표적살해 위협을 두려워하는 김 위원장이 미국의 ‘핀셋 제거’ 작전으로 위축됐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예상을 깨고 보란 듯 외부활동에 나서면서 선대와는 다른 자신감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2003년 2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하고, 3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당시 7주간 잠행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시찰에서 “적대 세력들이 역풍을 불어오면 올수록 우리의 붉은 기는 구김 없이 더더욱 거세차게(거세고 세차게) 휘날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가에선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을 촉구하며 이슬람사원 돔 정상에 내건 붉은 깃발을 연상시킨다는 해석도 나왔다.

새해 들어 북한 선전매체는 연속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 비난하고 있다. ‘메아리’는 7일 문 대통령의 최근 해외기고문 ‘무수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평화-한반도 평화구상’을 거론하며 “아전인수격의 자화자찬과 과대망상적 내용으로 일관돼있는 대북정책 광고놀음은 듣기에도 역겹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 전날 ‘우리민족끼리’도 해당 기고에 대해 “말 그대로 가소로운 넉두리, 푼수없는 추태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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