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위기 발생 후 석달 간 국제유가 평균 9.1% ↑…金-美 국채 단기간 급등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6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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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중동위기 발생 후 석달 간 국제 유가가 평균 9.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국채는 위기 발생 직후 단기간 급등했다가 시간이 흐르며 안정을 되찾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 경제 전문방송인 CNBC는 5일(현지시간) 헤지펀드 분석기법인 ‘켄소(Kensho)’를 활용해 지난해 9월 사우디아바비아 정유시설 공격 등을 포함해 지난 30년간 중동에서 일어난 20개 주요 위기 발생 이후 금융시장 상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중동지역에서 위기 발생 한달 간 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평균 5.9% 상승했다. 한달 중 84% 기간에 상승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값은 1.5%, 달러화는 0.1% 상승했다. 10년물 미 국채는 한달간 0.3% 떨어졌다. 이 기간 미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푸어스(S&P) 500 0.9% 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위기 발생 직후 유가가 급등하고 안전자산인 금, 달러화, 미 국채가 강세를 보이며 주가는 하락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유가를 제외한 다른 금융상품은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분석 기간을 위기 이후 석달로 늘려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났다. 국제 유가는 석달 가운데 74%에 해당하는 기간 오름세를 보이며 평균 9.1% 상승했다. S&P500지수는 2.8% 상승한 반면 금은 0%, 달러화는 -0.3%, 10년물 미 국채는 -0.8% 수익률을 보였다. CNBC는 “역사적 분석에 따르면 유가는 중동위기 사건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는 경향이 있으나 안전자산인 금과 미 국채가 초기 급등 이후 하락하면서 증시는 결과적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에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된 직후 유가가 급등하고 안전자산 수요가 늘었다. 3일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총사령관을 드론 공습으로 살해하고 이란이 보복을 예고한 이후 국제 원유는 약 3% 가량 치솟았다. 뉴욕 증시에서도 S&P500지수는 0.71%,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81% 각각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5일 밤에도 1%의 상승세를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5일 현물시장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2.3% 오른 1588.13달러로 상승했다. 2013년 4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다.

CNBC는 “만약 금융시장이 역사적 선례를 따라간다면 많은 변화가 앞으로 몇 달간 역전될 것”이라면서도 “공격 이후 단기 국제유가에 대해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분석가들은 이란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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