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환호받은 봉준호의 한 마디…“1인치 자막 장벽 뛰어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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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6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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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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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은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이 수상 결과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Golden Globes Awards)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기생충’은 칸영화제 작품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상의 영예까지 안게 됐다.

트로피를 손에 쥔 봉 감독은 “Wow Amazing. Unbelievable”(매우 놀랍고, 믿기 힘들다)이라며 영어로 첫 마디를 뗀 뒤 한국어로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봉 감독은 “자막, 서브타이틀(subtitle)의 장벽, 장벽도 아닌 1인치 정도 되는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봉 감독의 말을 옆에 있던 통역사가 영어로 통역하자 객석에서는 환호 소리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봉 감독은 “오늘 후보에 함께 오른 많은 멋진 세계 영화감독들과 같이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이미 영광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봉 감독은 영어로 “I think we use just one language, Cinema”(우리는 영화라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라며 수상 소감을 마쳤다.

‘자막의 장벽’을 언급한 봉 감독의 소감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국내 누리꾼들은 비영어권 영화에 배타적인 할리우드에 봉 감독이 재치있게 한 방을 먹였다는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내가 들은 외국어영화상 수상 소감 중 최고였다”, “봉준호 감독의 해학답다”, “의미를 함축할 줄 아는 그 다운, 또 수상 항목에 맞은 훌륭한 소감” 등이라며 극찬했다.

‘기생충’은 이번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감독상의 유력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각본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게, 감독상은 ‘1917’의 샘 멘데스 감독에게 돌아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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