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기계로 출발한 AI, 60년만에 ‘생각하는 기계’ 진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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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사람처럼 생각할 줄 아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까. 인공지능(AI) 탄생의 배경이 된 질문이다.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초기 AI는 ‘계산주의’ 사상 아래 꽃을 피웠다. 1956년 존 매카시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가 개최한 ‘다트머스 회의’에서 AI란 개념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AI는 컴퓨터에 ‘규칙’을 입력하면 이를 기반으로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데이터 저장에 많은 비용이 들고 컴퓨터가 보잘것없던 당시에는 프로그래머가 특정 상황에 맞게 짜준 프로그램 안에서만 사고할 수 있었다.

AI는 1970년대 들어오면서 한계에 부닥쳤다. 일일이 프로그래머가 생각의 틀을 만들어주기에는 현실 세계가 너무 복잡했다. 입력된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계산에 필요한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어떤 문제는 영원히 계산할 수 없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급기야 미국과 영국 정부는 AI 관련 연구 프로젝트 지원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시들해지던 AI 연구는 인간의 뇌를 복제하려는 시도로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뉴런과 시냅스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인간의 뇌에 착안해 이와 비슷한 ‘인공신경망’을 만들려는 시도가 AI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AI가 전에 없던 도약을 이뤄낸 것은 2006년 이후 인공신경망을 한층 더 발전시킨 ‘딥러닝’ 기술이 등장하고, 빅데이터 시대가 태동하면서다. 여기에 반도체 칩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팅 능력이 고도화되는 등 성능 좋은 하드웨어 장비들이 늘어나면서 AI의 지능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AI는 2011년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미국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해 인간 챔피언들을 꺾기에 이르렀고,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AI 전문가들은 2045년 무렵에는 AI가 인간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의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수만 년을 거쳐 진화해온 인간지능을 AI가 한 세기도 채 안 돼 추월하는 셈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인공지능#딥러닝#인공신경망#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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