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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마개 않은 풍산개…‘맹견아냐’ 항변에도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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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마개 않은 풍산개…‘맹견아냐’ 항변에도 벌금형

뉴시스입력 2020-01-05 07:18수정 2020-01-0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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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중 풍산개가 물어 과실치상 혐의
"현행법상 풍산개는 입마개 의무 아냐"
法 "상해 입힐 가능성 높은 개" 벌금형

생후 7년생의 풍산개를 키우는 이모(32)씨는 지난 2018년 7월7일 오후 10시께 개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풍산개에 목줄은 했지만 입마개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중대형견인 풍산개는 골목길에서 마주친 애완견 비숑프리제에게 달려들었고, 이를 말리려다 넘어진 비숑프리제 주인 A씨의 옆구리를 물었다. A씨는 이 사고로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조사 결과 이씨의 풍산개는 이 사고 수개월 전에도 이씨를 물어 엄지손가락에 구멍이 날 정도의 상처를 입게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의 풍산개는 산책을 나갈 경우 다른 사람을 물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며 “이씨는 입마개를 하고 목줄을 단단히 잡는 등 철저히 통제해 (풍산개가) 사람을 무는 것을 미리 방지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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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도 벌금 200만원에 약식명령을 내렸지만, 이에 불복한 이씨가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풍산개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의 ‘맹견’에 해당하지 않아 입마개를 할 의무가 없다”면서 “개를 통제하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법 제13조2(맹견의 관리)는 ‘맹견의 소유자 등은 생후 3개월 이상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 및 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이 정한 맹견의 종류는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탠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다.

이씨는 풍산개가 동물보호법이 규정한 맹견이 아니기 때문에 입마개를 착용할 의무가 없고, 미착용에 따른 과실 책임도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장두봉 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장 판사는 동물보호법상 맹견이 아니더라도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의 관리자는 입마개를 착용시켜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하면 과실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장 판사는 “개를 데리고 산책할 때는 자신이 관리하는 개의 습성을 파악하고, 공공장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해 목줄 내지 입마개 착용 등 개의 행동을 제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개의 관리자는 자신의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물보호법에서 정한 조치를 모두 취했다고 해 곧바로 형법상 과실치상죄에 있어 개의 관리자로서의 과실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뿐만 아니라 동물보호법은 입마개를 해야 하는 맹견의 종류로 ‘그 밖에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를 규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씨의 과실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이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개 물림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해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을 강화했다. 애초 정부는 몸높이 40㎝ 이상 대형견에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려 했지만, 동물보호단체에서 ‘범죄견 취급이 부당하다’고 반대해 맹견 5종류로 한정해 강화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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