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음원사재기 의혹 공개…박경 지목 가수들 “불법 행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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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5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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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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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가 음원 사재기 의혹을 파헤쳤다. 매크로 기술 사용과 명의도용 문제 등이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거론됐다.

4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조작된 세계-음원 사재기인가? 바이럴 마케팅인가?’ 편이 방송됐다. 먼저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해 4월 대형 기획사 아이돌이 컴백한 가운데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인물이 음원 차트 상위 순위에 랭크된 사실에 주목했다. 그 가수는 닐로로, ‘지나오다’라는 곡이 상위 순위에 올랐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닐로가 상위 순위에 오르자 닐로에게 축하가 아닌 의심이 쏟아졌다고 했다. “1위를 할만큼 인지도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한 아이돌 팬들은 “음원 차트를 부수고 싶을 정도로” “페북에서도 본 적 없다.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1위를 찍었다” “차트가 급격하게 올라가니까 이상하다 느꼈다”고 일제히 말했다.

한 교수는 “이게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보이지 않더라. 방송에 출연 안 한 건 물론, 공연 통해 팬덤을 단단히 굳힌 상태도 아니었다”고 했고, 또 다른 교수는 “굉장히 빨리 올라왔던 케이스”라며 “차트가 이렇게 일시적인 하락이나 옆으로 횡보한다는 현상도 없더라. 30위 안에 들어오는 것 그 안에서 자체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1위까지 치고 올라오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닐로 측은 바이럴 마케팅 홍보 결과라고 해명했다. 한 교수는 “바이럴 마케팅은 입소문 마케팅인데 예컨대 유튜브 기업 브랜드 채널 같은 곳이 대표적”이라며 “그걸 보고 대중들 또는 소비자들이 ‘아 이거 정말 볼만한 거구나’ 가치를 인정해서 자발적으로 구전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노래방 인기 순위 매일 확인한다는 제보자는 “일반적인 역주행 곡들은 노래방에서 많이 가창이 되고 그 다음에 음원 차트나 여러 지표들에서 결과가 나오는 형태”라며 “‘지나오다’가 노래방에서 인기를 끈 것은 음원차트 1위를 하고 한달 지난 5월이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그렇게 네가 인기 많으면 공연해보라고 하는데 텅빈 좌석 배치도 봤나”라며 “이 정도 실력이 인기면 단독 공연을 엄청 성황리에 해야 하는데 자리 배치도가 통통 비어서 취소했다더라”고 전했다. 이후 닐로 측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재기 의혹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고, 문체부 측은 “사재기 행위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바이브 송하예 황인욱 장덕철 등의 음원 사재기 의혹이 불거졌다. 그룹 블락비 박경이 SNS에 실명을 언급하며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고, 해당 의혹이 불거진 가수들 측은 고소로 대응했다.

송하예 소속사 측은 “음원 팔면 수십억 받는다. 굳이 (차트 조작을) 할 이유가 1도 없다”고 밝혔다. 황인욱 소속사 측도 “이런 구설에 오르니까 저희도 되게 당황스럽다”고 했다.

임재현 측은 “선동인 것 같다. 선동꾼들이 공론화를 이뤄내는 데 성공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닐로 장덕철 소속사 측은 “그런 불법적인 행위를 안 했는데 그런 시선을 받으니까 하루 빨리 이 일이 해결됐으면 하는 게 저희 가장 큰 바람”이라고 전했다.

전상근 소속사 측은 “법적인 것은 일차적으로 물을 것”이라고 했고, 바이브 측도 “본인(박경)이 거론을 했으면 갖고 나오시라, 무슨 근거로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들 모두 바이럴 마케팅을 했다고 하는 말에 주목했다. 임재현 측은 “광고업체한테 맡겨서 광고단가를 주고 광고를 하는 것”이라며 “거기서 사재기 해주겠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고 사재기 한다고 이야기를 안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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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는 래퍼 타이거JK와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 그리고 가수 말보를 만났다.

타이거JK는 “사재기가 있다 생각한다. 제안은 오래 전부터 받아왔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저희가 들은 제안은 충격적이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음악 통해서 힌트를 준 적이 있다. ‘이런 건가요’ 노래에 ‘이런 건가요, 그대 정말 일억인가요’라는 가사로 후렴구에다 대놓고 말했었는데 그때 가격이 1억 정도 됐었다”고 털어놨다.

타이거JK는 “저와 윤미래가 30대 1위더라.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30대는 쓰레기다. 소비 가치가 전혀 없는 쓰레기이기 때문에 10대, 20대 선호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하더라”면서 “윤미래가 라이벌이라 한다면 윤미래 힘을 빼는 작업을 미리한다더라. 윤미래의 싱글이 나오는 날에 윤미래와 비슷한 유형의 곡들이 나온 다른 세 곡의 발라드를 밀어주는 거다. 밀어내기가 제일 충격이었다”고 고백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우린 ‘그것이 알고싶다’만 기다리고 있었다. 여름 정도에 앨범을 냈었는데 저희에게 바이럴 해주겠다는 제안이 왔었다. (그들이) 차트 30위가 목표라고 하더라. ‘그게 마음먹는다고 되는 건가’ 싶었다. 괴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쪽에서 수익을 7대3으로 나눠서 7은 그쪽이 가져가고 3은 우리가 가져간다 하더라. 기간은 1년인가 1년반인가 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말보는 “저한테 한분이 물어보시더라. 앨범 활동 만족하냐고 하더라. 차트 순위를 상승시킬 수 있는 것도 있고 노래도 더 알려질 수 있고 많이 부르게 만들게 수 있다고 하더라”며 “거기서 ‘업체가 3개 정도 있는데 걸릴 일이 없다. 우린 밑바닥을 다 깔아놓고 정정당당하게 진입하는 걸로 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또 말보는 “미디엄 템포, 발라드로 해야 한다더라.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장소, 취해야 되고 그리워해야 되고 사람들이 이별을 해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가사여야 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바이럴 마케팅만으로 과연 음원 순위를 올릴 수 있을까.

임재현 소속사는 “6시에 발매가 되면 7시, 한 시간동안 급 몰리게 광고를 몇 백만원, 몇 천만원을 할 수 있다. 그럼 왜 못 올라가나. 노래가 좋으면 올라가지”라고 말했고, 송하예 소속사는 “유튜브에 저희만큼 영상 콘텐츠가 많은 데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좋아요’ 숫자가 되게 많은 몇 십만 혹은 몇 백만 정도 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갖고 있고 여기에 올리면 사람들이 굉장히 반응이 빠르게 온다. 그걸 통해서 음원 검색량이 늘어날 거고 그러다 보면 순위가 올라간다는 게 그들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JJ핫산은 “밴드로서도 활동하지만 이것만이 저희 수익원은 아니다. 온라인 홍보를 10년 했는데 ‘이 페이지에 올리면 이게 화제가 될 거야’라고 하지만 ‘사실은 광고를 안 하면 안 보인다. 그게 첫 번째다. 새벽 1시에 광고로 영상을 접했다고 사람들이 왜 전부 음원 사이트에 득달 같이 가서 그 노래를 재생을 하면서 잠이 드는가? 합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경우”라고 반박했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유튜버 중에 OOOO이라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0만이 넘는데 그러면 벌써 1위 했어야 했다”고 했고, 또 다른 이도 “페이스북 페이지 통해 홍보하면 음원 순위 1위를 할 수 있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전혀 순위하고 상관 없는 음원에 대해 홍보를 해봤더니 댓글 늘어나는 등 반응은 있지만 순위는 한 두계단 정도 차이가 날까 말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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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는 “사람들이 자꾸 페이스북으로 띄운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건 명분을 만드는 거고 페이스북 하면서 이 작업(음원 사재기)도 같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한 제보자의 주장을 공개했다.

또 한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업체로부터 포털사이트에 자료도 깔고 팬클럽도 500명 밖에 없는데 팬클럽 개수를 2000명으로 맞추라는 말을 들었다며 영상도 너무 없으니까 커버 곡도 넣고 유튜브에 뿌리라는 조언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에 홍보하고 한 2~3일 뒤에 음원 사이트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컴퓨터 한 대에, 그러니까 유심을 쭉 끼워놓고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쪽 공장에서 평균적으로 음원 사이트 아이디 몇 만개씩은 항상 갖고 있더라. 아이디 비밀번호 생성기를 사용해서 만든다”고 덧붙였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즉, 여러 사람의 아이디를 접속한 뒤 해당 음원을 자동 재생하게 하는 일명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가짜 인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업체는 한 두군데인데 브로커들이 한 열댓명 달려있는 것”이라며 “홍보업체는 이게 밥줄이기 때문에 절대 확인도 안 될 거고 꼬리잡기가 진짜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도 “음원은 사실 매크로 기술만 있으면 된다”고 ’그것이 알고싶다‘에 주장을 보탰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컴퓨터 보안 전문가를 통해 한 대의 컴퓨터로 작동하는 수십대, 수백대 컴퓨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거래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업체 관계자는 아이디 비밀번호 거래 과정을 보여줬다. 이로 인한 피해도 컸다. 한 명의 도용 피해자는 “한두달 만에 메일에 들어갔는데 ’한 음원 사이트에서 한 그룹의 곡을 구매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일이 이만큼 한 페이지를 가득 메울 만큼 와있더라. 누군가 메일로 음원 사이트에 가입해 40개가 넘는 아이디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찜찜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피해자도 “전혀 듣지 않은 노래가 3600회 재생돼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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