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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새 세번째… 또 장기도피한 조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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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새 세번째… 또 장기도피한 조폭

구특교 기자 입력 2020-01-03 03:00수정 2020-01-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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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사업가 살해’ 국제PJ파 조규석
8개월째 오리무중… 경찰, 공개수배… 2013년엔 135일만에 체포하기도
대포폰 10여개 사용 위치추적 혼선… 부하들 도움으로 수사망 피해
“조직폭력배 조규석(60·사진)은 비상한 학습 능력을 가졌습니다. 도주할 때마다 스스로 진화하며 수법을 바꿔 나가는 거죠.”

2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 강력팀 문동희 경위는 2013년 조 씨를 검거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1일 광주 지역 폭력조직인 ‘국제PJ파’ 부두목인 조 씨를 경찰청 중요지명피의자로 공개 수배한 상태다.

조 씨는 지난해 5월 50대 부동산 사업자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현재 8개월째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고 있다. 2006년과 2013년에 이어 벌써 3번째 장기 도피다. 문 경위가 다른 조폭 행동대장을 납치 폭행한 그를 붙잡은 것도 135일 만이었다. 조 씨를 이른바 ‘도피 전문가’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가 경찰을 따돌릴 수 있는 것은 폭력배들 사이에서 ‘인망(?)’이 두텁기 때문이라 한다. 연고를 중시하는 조폭 세계에서, 호남 출신인 조 씨는 영남 지역에서도 인맥이 상당하다. 문 경위는 “평소에 ‘꼬맹이(부하)’들을 잘 챙겨 따르는 이가 적지 않다. 그들의 도움이 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2006년에도 지인들이 다양한 은신처를 제공하는 바람에 검거하기가 쉽지 않았다. 당시 조 씨를 붙잡은 광주서부경찰서의 김모 경위는 “부하들에게 지속적으로 금전적 도움과 함께 장소를 제공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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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은 특히 그의 수법이 갈수록 치밀해지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도피 때는 대포폰 10여 개를 번갈아 사용하며 경찰들이 추적하기 어렵게 했다. 문 경위는 “휴대전화를 쓸 때도 짧게 통화하거나 잠깐씩 껐다 켰다를 반복해 위치 확인에 혼선을 줬다”고 했다. 2006년에는 대중교통과 공중전화를 이용해 흔적을 감추고 5개월 동안 도망 다녔다.

하지만 조 씨를 붙잡은 단서도 다름 아닌 휴대전화였다. 2013년 조 씨가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 휴대전화의 기지국 발신지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으로 뜬 게 결정적이었다. 한때 대림동에서 근무했던 문 경위는 “그쪽 지역 지리에 밝아 직감적으로 인근 주차장으로 갔는데, 운 좋게 조 씨의 차량을 발견했다”고 검거 과정을 되돌아봤다.

문 경위와 함께 조 씨를 뒤쫓았던 서울 강남경찰서의 이승갑 경감은 그의 ‘도피 내공’을 주목했다. 여러 차례 도망을 다녀봐서 경험이 많이 쌓였다는 것. 이 경감은 “과거에 썼던 방식 그대로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해야 쉽게 잡히지 않는지 잘 안다”고 했다. 뭣보다 성형이나 변장 가능성을 우려했다. 2017년 또 다른 조직폭력배 A 씨는 성형외과에서 눈과 코 수술을 받고 ‘얼굴 세탁’을 한 뒤 1년 넘게 경찰의 눈을 피한 적이 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국제pj파#조규석#50대 사업가 살해#장기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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