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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넘은 로맨스’… T S 엘리엇의 연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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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넘은 로맨스’… T S 엘리엇의 연서 공개

임보미 기자 입력 2020-01-03 03:00수정 2020-01-03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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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 헤일과 26년간 1131통 편지
51년만에 美프린스턴大 봉인해제
학자들, 엘리엇-헤일관계 연구 기대
미국계 영국 시인 T S 엘리엇(오른쪽)과 그의 절친 겸 뮤즈로 알려진 미국 여성 교수 에밀리 헤일이 미국 도싯에서 1946년 함께 찍은 사진. AP 뉴시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란 구절로 유명한 영시(英詩) ‘황무지’의 저자 T S 엘리엇(1888∼1965)이 연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교수와 교류한 1131통의 편지가 51년 만에 공개된다.

가디언 등 외신은 1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대가 엘리엇이 절친 겸 작품에 영감을 준 ‘뮤즈’로 알려진 에밀리 헤일(1891∼1969)에게 26년간 보낸 편지를 2일부터 대학 도서관에서 공개한다고 전했다. 재학생, 교수, 연구자들 모두 열람이 가능하나 온라인으로는 공개되지 않는다.

프린스턴대 도서관이 보관해온 이 편지들은 총 12개 상자에 나눠져 보관됐다. 도서관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그간 봉인됐던 상자들을 열고 공개 준비를 해왔다.



두 사람은 엘리엇이 미 하버드대 재학생이던 1912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처음 만났다. 둘은 1927년 엘리엇이 영국으로 이주한 뒤에도 교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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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은 보스턴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의 한 대학에서 희곡을 가르치고 있었다. 특히 1930∼1956년 서신 왕래를 26년간 이어가며 이번에 공개되는 편지들을 남겼다. 헤일은 1956년 “둘의 사망 후 50년까지 편지를 봉인해 달라”는 조건으로 프린스턴대에 기부했다. 엘리엇은 1965년, 헤일은 1969년 숨졌다. 헤일의 사망 51년 만인 올해 편지가 공개되는 셈이다. 헤일이 기증지로 프린스턴대를 택한 이유는 이 대학에서 미국학 프로그램을 만든 윌러드 소프 교수의 역할이 컸다. 기부 당시 헤일은 “당신과의 오랜 우정 때문에 프린스턴대에 선물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이 편지들을 통해 그간 소문이 무성했던 헤일과 엘리엇의 관계에 대해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일부는 서신 교류가 시작될 당시 엘리엇이 첫째 부인과의 불화로 상실감이 큰 상태였다는 점, 엘리엇이 자신의 두 번째 결혼 전에 “편지를 불태우라”고 한 적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둘이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해 왔다. 엘리엇은 서신 교류가 끝난 다음 해인 1957년 재혼했다. ‘TS엘리엇학회’의 전 학회장인 프랜시스 디키 미 미주리대 영문과 교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둘의 관계가 대서양을 넘은 로맨스였는지 아닌지를 알려줄 것”으로 기대했다.

1888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엘리엇은 ‘황무지’ ‘앨프리드 프루프록의 연가’ 등으로 20세기 영미권 최고 시인으로 불렸다. 특히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는 유명 뮤지컬 ‘캣츠’의 바탕이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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