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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안영식의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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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안영식의 스포츠&]

안영식 스포츠 전문기자 입력 2020-01-03 03:00수정 2020-01-0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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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고속도로 A8 고가 하부는 도심 유휴지 활용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물놀이 시설, 농구장, 스케이트보드장, 인공 암벽 등 각종 레포츠시설이 들어서 있다. 공사 이전(위 사진)과 이후. 사진 출처 글로벌디자인
안영식 스포츠 전문기자
올림픽의 해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이 7월 24일부터 17일간 열린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은 “올림픽은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역설했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역시나 메달리스트와 효자 종목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지 않을까 싶다. 성과주의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스포츠 강국이다. 메달 수로는 그렇다. 산업화 시절부터 정부가 국위 선양을 위해 소수의 엘리트 선수를 집중 육성한 결과다. 소수의 대기업을 집중 지원해 압축 성장한 우리 경제와 비슷하다.

하지만 한국은 스포츠 선진국은 아니다. 국제대회에서 거두고 있는 뛰어난 성적이 무색하게 인프라와 시스템이 취약하고 시대착오적인 요소도 남아 있다. 지난해 일련의 체육계 미투 폭로로 드러난 선수들의 인권 유린 심각성이 대표적인 예다. 어려서부터 즐기는 운동이 아닌 이기는 운동을 강요받고 학부모와 지도자들은 ‘묻지 마 메달’에 눈감아 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메달 지상주의 타파, 엘리트 선수 육성 시스템 개선,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균형 발전 등을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선언했지만 한 부처가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스포츠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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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진국은 스포츠를 단순한 몸의 문제가 아닌 삶의 질과 국가의 활력을 높이는 사회적 기반이자 핵심 수단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우리와는 인식이 다르기에 투자와 시스템도 다르다.

독일은 ‘스포츠를 통한 풍요로운 삶’을 기치로 1961년부터 15년 동안 시행한 골든 플랜(생활체육 활성화 정책)에 170억 마르크(현재 가치 약 200조 원)를 투입했다. 이때 만들어진 각 종목경기장 1만4700개와 실내체육관 1만5900개, 수영장 5400개 등 각종 스포츠시설을 이용하는 11만 개 지역 스포츠클럽의 회원 수는 2750만 명(전체 인구의 35%)에 이른다. 대부분의 스포츠클럽은 지방자치단체 체육회와 종목별 경기연맹의 회원단체이며 주요 스포츠클럽은 수준별 리그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공공체육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2000년 5371개에서 2017년 2만6927개로 5배로 증가했지만 시설당 인구를 스포츠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콩나물시루’다. 국민들의 공공체육시설 선호도는 42%지만 실제 이용률은 26%에 그치고 있어 추가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나마도 특정 동호회나 특정인이 거의 독점적으로 이용하는 곳이 많아 일반 지역 주민의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체육관과 수영장, 운동장은 조성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 창출이 어려워 민간에서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설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김미옥 선임연구위원은 “2006년과 2014년에 공공체육시설 균형 배치 중장기계획이 수립됐으나 비법정계획이어서 재정지원과 연동되지 못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특히 도시 지역은 비싼 땅값 때문에 부지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 유휴지 활용을 위한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한국인의 기대수명(2018년 기준)은 82.7년이다. 2018년 태어난 아이는 평균 82.7세까지 산다는 뜻이다. 1960년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 52.4세와 비교하면 30년 이상 늘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건강수명인데, 매년 되레 줄고 있다. 통계상 60대 이후는 20년 이상 각종 병치레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를 줄이는 ‘특효약’은 운동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효과적인 치매 예방법은 유산소운동이다. 돈과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하고 있다는 말은 핑계일수도 있지만 그게 진짜 이유인 경우도 있다. 정부는 적극적인 사회복지 차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고 접근성 좋은 공공체육시설 확충에 힘써야 한다. 인프라 없인 생활체육도 없다.

그런데 번듯한 하드웨어(체육시설)도 소프트웨어(프로그램, 지도자)가 부실하면 별무신통이다. 또 체육시설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과 공정한 운영, 예약까지 가능한 통합시스템 마련도 시급하다. 새해에는 국민들 각자 여건에 맞는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좀 더 행복해지기를 소망한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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