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새 전략무기’ 위협에…강경 대응 목소리 높이는 美 매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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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언급하며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위협한 것을 놓고 미국의 매파들을 중심으로 강경 대응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미국은 축소 혹은 취소됐던 한국에서의 모든 연합 군사훈련을 완전히 재개해야 한다”며 “미군이 정말로 ‘오늘밤 싸울 태세’를 갖췄는지에 대해 의회 청문회를 열라”고 요구했다.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정치경제 석좌는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김정은이 미국과 ‘죽음의 춤’을 다시 추기 시작했다”며 “가짜 평온함은 끝났고 북한의 낡은 북핵 위기가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서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이 대북제재 수위를 한층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내놓은 ‘최대 압박 2.0’ 주장에 동조하면서 “달러라는 우리의 자원을 이용해 대북제재 이행을 꺼리는 이들을 쥐어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동맹들은 전 세계에 숨겨진 북한의 자산을 동결, 압류하기 위한 영원한 사냥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검토와 관련된 언급도 나왔다. 북한전문매체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날 기자들과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의 보수정권이라면 매우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며 “계속 물밑에서 어른거려온 이슈이고, 앞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 많이 거론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북협상파로 분류되지만 이번에는 “한미연합 군사훈련 재개와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 같은 대응안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위트 선임연구원과 함께 콘퍼런스콜을 진행한 로버트 클린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연구원은 “북한은 더 이상 미국과의 협상은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김정은은 이미 마음을 굳혔고 미국이 이를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불행히도 당분간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하지 않았고, 미국의 입장에 따라 향후 입장을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을 바탕으로 아직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미국에 대한 위협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위협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도 ”위협 측면에서 상당히 모호한 것으로 유연성을 보였다“며 미국 대선 전에는 미-북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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