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략무기” 압박 北·대선 상황관리 美…관계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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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2일 14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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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12월28일부터 31일까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 7기 제5차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은 전원회의 참가자들이 김 위원장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이다.(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12월28일부터 31일까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 7기 제5차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은 전원회의 참가자들이 김 위원장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이다.(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북한이 지난해 자체 설정한 연말 협상 시한이 지났음에도 미국과의 대화 중단을 선언하지 않으면서 비핵화 협상판은 깨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미국이 ‘시간끌기’를 한다고 비난하며 전략무기 개발을 시사한 만큼 올해 북미 관계와 비핵화 협상은 살얼음판을 걷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끝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향후 북미 관계를 “교착상태의 불가피한 장기성”이라고 지적하며 대화의 여지를 남겨놨다. 그러면서도 새 전략무기 개발 의향을 시사하고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파기 가능성을 위협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또 적대시정책 철회 전까지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공세적 입장도 전했다.

이에 대해 통일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길은 이미 정해진 하나의 길이라기보다는 향후 1년간의 불확실성에 대응한 과도적이고 가변적인 성격의 길”이라고 진단하며 북한이 미 대선 판세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상황, 미국의 대북 메시지, 중·러의 개입 등을 봐가며 대미 입장과 압박의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전원회의 결과가 나온 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골프클럽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비핵화를 논하며 계약에 서명했다”며 “그것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나온 제1문장 ‘비핵화’다”라며 “나는 그가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또 “나는 김 위원장과 서로 좋아하는 사이이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친분관계를 재차 강조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약속에 매이지 않겠다”고 위협했음에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기존 입장이 변함이 없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부터 북한이 13차례나 단거리 마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을 시험 발사를 했지만 강경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또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북미 합의 사항 위반이 아니라며 미 정부와 국제사회의 강경 대응을 무마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입장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한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상황 관리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또 대북 협상과 관련해 자주 언급한 “서두르지 않겠다”는 표현은 과도한 보상을 하면서 핵 합의 타결을 할 바에는 현상 유지가 낫다는 뜻이 담겼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만 북한이 상황을 주시하는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2일 tbs ‘김어준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설정한 협상 시한을 무탈하게 넘기면서) 2~3개월 정도의 시간은 벌었지만 사실상 이걸 선거 때까지 그대로 현상 유지하는 것은 좀 오판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결단을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2, 3월까지 북한에 적극적으로 뭔가를 제시하든지, 그렇지 않게 되면 좀 2017년의 상황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정권 안보가 위태로워지고 경제 개발은 더욱 요원해지며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은 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지만 상황에 따라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이 전략적으로 위성발사와 같은, ‘레드라인’을 밟는 수준의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있다. 중국은 북한 역시 ‘우주의 평화적 이용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북한의 위성 발사는 1998년 8월 31일 광명성 1호를 탑재한 대포동 1호(북한 명칭 백두산 1호)를 시작으로 총 5차례 진행됐다.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이전보다 접점 찾기가 더욱 힘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전일 자료에서 북한이 “핵 억제력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립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밝힌 부분을 언급하며 “향후 몸값을 올린 상황에서 대미협상을 비핵화보다는 핵군축 패러다임으로 가져가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비핵화 협상이 핵포기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 핵군축 협상은 핵보유를 전제로 핵무기나 장거리미사일의 숫자를 줄이기 위한 협상이다. 이 경우, 남북한 간에는 심각한 안보 불균형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우산 제거와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할 수 있다.

이날 통일연구원은 “1~2월이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우려했던 ‘레드라인’을 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한반도 정세는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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