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곤 전 닛산회장 日 탈출…악기 케이스 속에 숨어 빠져나와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1일 12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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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 경유해 레바논 도착
아내 캐롤이 탈출작전에서 중요역할

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의 마치 영화같은 일본 탈출극은 몇 주 전부터 주도면밀하게 준비됐으며, 아내 캐롤이 기획 및 실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곤 전 회장을 일본 도쿄로부터 빼내오기 위한 계획이 몇 주 전부터 준비됐으며, 지난 주말에 계획이 실행됐다고 전했다. 주도면밀한 계획 덕분에 곤 전 회장이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 자택에서 나와 프라이빗 제트기에 탑승해 터키 이스탄불로 향했으며, 30일 아침 레바논에 도착해 탈출작전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아내 캐롤과 만났다는 것이다.

프랑스 르몽드는 아내 캐롤이 터키 정부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이부형제와 함께 남편의 탈출계획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하기도 했다.

곤 전 회장이 악기 케이스 속에 숨어 일본을 탈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레바논 뉴스채널 MTV를 인용해, 경찰의 24시간 감시를 받고 있던 곤 전 회장의 도쿄 집에서 지난 주말 파티가 열렸는데 연주자들이 가지고 왔던 커다란 악기 케이스에 숨어 곤 회장이 집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을 아내 캐롤이 짰다는 것이다.

곤 전 회장은 악기 속에 숨어 도쿄의 작은 지역 공항에 도착했고, 프라이빗 제트기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여기서 다시 봄바르디어 챌린저 프라이빗 제트기로 갈아타 30일 새벽 레바논 베이루트 라피크 하리리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곤은 브라질의 레바논계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브라질은 물론 프랑스와 레바논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 그는 레바논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으며, 현지에 자택도 가지고 있다.

곤의 변호사들이 그의 여권 3개를 모두 가지고 있었으며 그에게 여권을 내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곤은 가짜 여권으로 공항 당국의 검문검색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레바논 치안 당국자는 31일 NHK에 곤 전 회장이 입국 절차에서 “다른 이름으로 입국했다. 카를로스 곤이라는 이름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곤의 변호사 히로나카 준이치로(弘中惇一郞)는 31일 기자회견에서 곤 전 회장의 레바논 출국에 대해 매우 놀랐다고 밝혔다.그는 앞으로 정보가 들어오면 법원에 제공하겠다며 “(곤 전 회장의)여권은 변호사가 가지고 있으며 변호단이 여권을 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큰 조직의 도움없이는 이런 일을 벌이기가 힘들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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