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40억 쌓아둔 현금부자 누굴까…‘딴세상’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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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1일 1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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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전경.© News1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전경.© News1
12·16 부동산대책으로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의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도, 가격을 내린 급매물을 중심으로 일부 거래가 이뤄져 매입 주체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2·16 대책이 발표된 이후 이달 17일부터 현재(30일 기준)까지 서울 지역에서 거래 신고된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총 30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서울 아파트 신고 건(492건)의 6% 정도를 차지한다.

주택거래 신고 기한이 60일이어서 향후 신고 건수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해도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대책 이후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집계가 마무리된 10월 신고 건을 보면 당시 서울에선 총 1만1506건의 아파트가 거래됐는데, 이 중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무려 1273건으로 전체의 11.1%를 차지했다. 앞선 9월에는 총 7000건 중 15억원 초과가 895건으로 12.8%였다.

업계에선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줄어든 것에 대해 대출을 이용한 투기 수요의 진입을 원천 봉쇄한 정부 대책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12·16 대책에서 초고가 아파트를 서울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보고 강도 높은 규제를 가했다. 특히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투기 대출 수요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아예 금지했다. 15억원 이상 현금을 가져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자금조달 증빙서류 제출을 의무화해 편법·불법 증여의 진입이 어려워지도록 했다.

일각에선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이 완전히 끊긴 상태에서도 적지만 일부 거래가 이뤄졌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대책 이후 이뤄진 15억원 초과 아파트 30건의 실거래 내역을 보면 대부분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거래됐다. 강남구가 16건으로 가장 많고, 서초구 9건, 송파구 2건이다. 그 밖에 강동구와 영등포구, 성동구에서 각각 1건씩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대책 이후 단기 급등했던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자 이를 눈여겨 뒀던 고액 자산가들이 매물을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신고된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종전 호가 보다 최대 1억~2억원 가량 떨어져 거래됐다. 대책 이후 가장 비싸게 팔린 아파트는 서초구 대장주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64㎡ 주택형으로 지난 25일 43억8000만원에 팔렸다. 대책 전에는 45억원 이상을 호가했다. 두번째는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2차 전용 127㎡로 21일 3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대책 전 호가는 35억원을 넘었다. 두 아파트는 현재 전세를 끼더라도 20억원 가량의 현금을 가져야 살 수 있다.

그 밖에 강남구 도곡동 렉슬 아파트 전용 84㎡ 주택형은 지난 23일 직전 최고 거래가(24억8000만원)보다 낮은 24억3000만원에,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99㎡도 23일 종전 최고가(28억원)와 호가(29억원 이상) 보다 낮은 27억원에 팔렸다.

고액 자산가의 경우 대출과 세금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고가 주택의 희소성과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기 때문에, 시장의 규제 상황과 관계없이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입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초구 반포동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고가 대형 아파트는 아예 일반적인 시장과 다른 세상으로 보는 게 편할 것”이라며 “자산가들은 주택의 희소성과 미래가치, 사생활 보호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불확실해도 괜찮다 싶은 매물이 나오면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소수에 불과하고 종전 호가보다 낮은 값에 거래돼 전반적인 집값에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현재 서울 주택시장은 고강도 규제 영향으로 재건축을 위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호가 하락, 매수 위축 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가 거래는 소수에 불과하고 이전 시세보다도 낮게 거래돼 집값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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