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손흥민-2019년 빛낸 스포츠 10대 뉴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2월 30일 05시 30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9년 한 해를 빛낸 스포츠뉴스의 주인공들이다. 스포츠동아는 한 해를 마감하며 각본 없는 감동 드라마를 그려낸 스포츠 스타들, 환희의 순간들, 아쉬움이 남는 장면 등 한국 스포츠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류현진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

대한민국 스포츠 스타 중 2019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주인공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었다. 세계최고 야구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 최초 기록도 연이어 세웠다. 류현진은 2013년 빅리그 진출 이후 올해 처음으로 LA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로 등판했다. 5월 5승무패 평균자책점 0.59의 놀라운 투구를 선보이며 1998년 7월 박찬호(당시 LA 다저스)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이달의 투수상을 받았다.

시즌 14승과 함께 메이저리그 전체 1위 평균자책점(2.32)을 기록했고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 2위(88점)에도 올랐다.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1장의 1위표를 받았는데 아시아 출신 투수 중 최초였다. 그동안 일본의 많은 에이스들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지만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것도 류현진이 최초였다. 7월 10일 열린 올스타전에는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꿈의 무대를 밟기도 했다.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된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장기계약에 성공했다.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 ‘차붐’ 뛰어넘은 손흥민

손흥민(토트넘)은 12월 7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번리전에서 수비수 6명을 따돌리고 70여 m를 질주해 ‘원더골’을 뽑아내며 찬사를 받았다. 올해 맹활약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11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B조 4차전 츠르베나 즈베즈자(세르비아)와 경기에서 유럽무대 개인 통산 122·123호 골을 연속해서 터트렸다. 199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며 유럽 통산 121골을 넣은 차범근 전 감독의 기록을 뛰어넘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세계최고의 축구 선수를 뽑는 발롱도르 후보 30명에 뽑혔고 역대 아시아 선수 중 가장 순위가 높은 22위에 이름을 올리며 찬사를 받았다.

U-20 축구대표팀 선수단. 사진제공|KFA
U-20 축구대표팀 선수단. 사진제공|KFA

3. ‘정정용 호’ 한국남자 축구 첫 FIFA 대회 결승진출

정정용 감독이 이끈 한국 20세 이하(U-20) 남자축구 대표팀은 올 여름 폴란드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16강 일본전 등 숱한 명승부를 펼친 대표팀은 결승에서 우크라이나를 넘지 못했지만 한국축구에 큰 희망을 안겼다. 만 18세 나이로 대회에 참가한 이강인(발렌시아)은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의 주인공이 됐다. 18세 선수가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건 2005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이후 14년 만이었다. U-20 월드컵 준우승은 FIFA 주관 남자대회에서 한국이 올린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K리그 전북현대(왼쪽)와 KBO리그 두산 베어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두산 베어스
K리그 전북현대(왼쪽)와 KBO리그 두산 베어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두산 베어스

4·5 KBO·K리그 극적인 역전 우승 드라마

KBO리그 두산 베어스는 8월 15일까지 1위 SK 와이번스에 무려 9게임차로 뒤져있었다. 자칫 3위 키움 히어로즈에 2위 자리를 위협받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1위와 게임차를 좁혀 나갔다. 그리고 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1일 잠실 NC 다이노스와 경기 9회말 1사 2루에서 터진 포수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6-5 역전승하며 SK를 극적으로 제치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두산은 키움에 내리 4승을 따내며 3년 만에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끝내기 안타로 이긴 두산은 4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승리, ‘미러클 두산’의 한 해를 완성했다.

K리그1 전북 현대 역시 한국 축구역사에 오래도록 기억 될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뒀다. 마지막 38라운드, 전북은 울산 현대에 승점 3점 뒤진 2위였다. 12월 1일 울산과 포항 스틸러스, 전북과 강원FC의 시즌 최종전이 동시에 열렸다.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지만 1-4로 대패했다. 그 사이 전북이 1-0으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승점이 79점으로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전북이 1점 앞선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3년 연속 우승이자 통산 7번째 정상에 오른 순간이었다.

고진영. 사진제공|LPGA
고진영. 사진제공|LPGA

6. 태극낭자들 LPGA 15승 합작·고진영 세계랭킹 1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은 2019시즌 32개 대회 중 15개 대회에서 우승을 합작했다. 지난해 9승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다승 타이(2015·2017년) 기록.

고진영은 에비앙 챔피언십, ANA 인스퍼레이션 등 5개 메이저대회 중 2개 대회 타이틀을 획득하며 투어 2년 차에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특히 상금,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부분 주요 개인 기록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정은6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상을 받았다. 한국 선수들은 5년 연속 LPGA 신인상을 휩쓸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사진제공|세인트루이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사진제공|세인트루이스

7. 김광현 세인트루이스와 메이저리그 계약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두 번째 투수가 탄생했다. 김광현은 12월 18일 미국 내셔널리그 명문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4년 최대 1100만 달러(약 127억 원)에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국내 소속 팀 SK 와이번스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을 수락해 내년 미국에서 뛰게 된 김광현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계약조건에 포함시키며 류현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투수가 됐다. 2019년까지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한국인은 총 21명이다. 내년 김광현이 액티브 로스터에 남아 데뷔전을 치르면 22번째 코리안 빅리거가 된다.

10월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북한과 한국의 경기 장면.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10월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북한과 한국의 경기 장면.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8.월드컵 예선 평양 무중계 무관중 논란

10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은 전 세계 미디어의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정작 북한은 중계방송을 거부했고 관중의 입장도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 취재진과 응원단의 방북도 허가하지 않았다. 경기는 북한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 속에 0-0 무승부로 끝났다. 외신은 ‘기괴한 경기’, ‘미디어 암흑’ 등으로 북한을 비판했다.

축구선수 호날두. 스포츠동아DB
축구선수 호날두. 스포츠동아DB


9.한국 팬 농락한 호날두

국내에서 최고 외국인 스포츠 스타로 꼽혔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올 여름 단 하루 만에 최악의 인물로 추락했다. 7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는 ‘호날두 마케팅’으로 6만5000석이 가득 찼다. 그러나 호날두는 팬 미팅과 사인회에 불참하고 뚜렷한 설명 없이 경기출전을 거부했다. 일부 관중들은 티켓 환불과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한 위자료를 요구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냈다.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유상철. 스포츠동아DB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유상철. 스포츠동아DB

10. 췌장암 4기 투병 속 K리그1 잔류한 유상철 인천 감독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11월 19일 췌장암 4기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미 유 감독의 창백한 안색, 경기 후 눈물을 흘린 선수들의 모습이 많은 궁금증을 자아낸 후였다. 유 감독은 투병중이지만 인천의 K리그1 잔류를 지키겠다고 굳게 약속했고, 같은 달 30일 인천의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팬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라”는 새로운 약속을 요청했고 유 감독은 “더 아프고 힘든 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 꼭 완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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