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개정안 통과에 보수통합 향방은?…각자도생 후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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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9일 0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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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2019.12.19/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2019.12.19/뉴스1 © News1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우리공화당 등 보수·우파 세력들 간 통합 및 연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4·15 총선이 1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수통합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군소정당이 난립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이 잇달아 출범하는 등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있어서다.

새로운 선거법이 도입으로 군소정당이 예전보다 비례대표 의원을 쉽게 배출할 수 있어 통합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젠 통합이 아닌 연대를 중심으로 생각할 때라고 제언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28일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과 보수통합과 관련해 “한국당은 지난 3년간 조금이라도 변화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며 “탄핵의 강을 건너기는커녕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도로친박당으로 가고 말았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26일 오전 이레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뒤 자유한국당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11.26/뉴스1 © News1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26일 오전 이레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뒤 자유한국당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11.26/뉴스1 © News1

당초 유 위원장은 한국당과 통합을 위해선 Δ탄핵의 강을 건너자(박 전 대통령 탄핵문제 극복) Δ개혁보수로 나아가자 Δ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창당수준의 통합) 등 세 원칙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앞으로 통합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엔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각자도생의 길을 갈 것이란 전망이다.

유 위원장은 한국당이 위성정당인 비례대표 정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강하다. 그는 “한국당이 지역구는 한국당을 찍고, 비례 투표는 비례한국당 찍어달라하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은 절대 아니지 않으냐”며 “정말 기괴하고 비정상적인 정당”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이중대들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보수통합과 관련해선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이 기득권을 얼마나 내려놓을 수 있는지와 ‘탄핵의 강’을 넘어 중도개혁보수를 안을 수 있을 것인가로 정리돼왔다.

이와 관련 한국당은 새보수당, 우리공화당 외 각 정치세력들이 독자적으로 나서는 것보다 제1야당 간판을 다는 것이 승산이 높은 만큼 결국엔 한국당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황 대표는 최근 ‘병상 호소문’을 통해 “반드시 ‘비례한국당’을 만들겠다”면서도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자유대한민국이 무너지는데 당의 울타리가 무슨 소용인가”, “저 황교안과 함께 자유우파의 방어막을 함께 만들자” 등 보수통합 메시지를 냈다. 또 “흩어져서는 저들을 막아낼 수 없다”, “한 줌 생각의 차이를 다 덮고 힘을 합치자”고 호소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창립준비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에서 참석자들과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23/뉴스1 © News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창립준비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에서 참석자들과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23/뉴스1 © News1

홍준표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둔 악수인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역이용해 보수·우파 대통합을 이루면 우리가 거꾸로 제1당이 된다”며 “위기탈출용 보수우파 통합이 아닌 나를 내려놓는 진정성 있는 보수우파 통합만이 우리가 살 길”이라고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아울러 한국당 상임고문인 이재오 전 의원 등 친이·비박계 중심 보수 인사를 중심으로 출범한 국민통합연대와 관련해선 “절대 신당으로 가는 조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진영에서는 한국당에서의 보수통합 메시지에 별다른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총선부터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보수세력들이 통합보다는 선거연대를 염두에 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수대통합 논의는 일단 총선을 치른 후 거대야당 깃발 아래 뭉칠지 말지 따지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단 황 대표는 통합에 주안점을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있는 정당도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판인 만큼 새로운 선거법 기준에 맞춰 통합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교수는 이어 “통합이 전성시대인 시대는 지났다. 결국 선거 연대 쪽으로 갈 것”이라며 “내년 총선 이후에도 당선자 혹은 정당이 즉각 통합을 논의하지도 않을 것으로 본다. 대선이 다가올 때 통합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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