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논란, 둘로 갈린 광장… 홍콩의 분노,100만 뭉친 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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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선정 2019 10대 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비리로 시작된 이른바 ‘조국 사태’는 올 하반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그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임 때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어 조국발 국정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대책이 쏟아졌지만 집값은 떨어질 줄 몰랐고, 무역 갈등과 지소미아 종료 논란으로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으로 치달았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탄핵받을 위기에 처했다. 핀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는 각각 34세 총리와 41세 대통령이 등장해 젊은 리더의 시대를 열었다.》


▼ 국내 ▼

○ 조국, 가족 도덕성 논란 불거져 67일 만에 장관 사퇴

올 8월 9일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명되면서 조 전 장관 가족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다.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와 사모펀드 투자 등으로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이례적인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대학가와 서울 광화문에선 조국 사퇴 요구 집회가, 서초동에선 검찰 개혁 촉구 맞불 시위가 벌어졌다. 지명 67일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 판문점서 만난 南北美 정상… 기대감 높아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 범위와 제재 해제 등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됐다.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긴급 회동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10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마저 결렬되면서 한반도는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다.

○ 정부의 잇단 강력 대책에도… 서울 집값 계속 올라

올해 내내 서울 집값이 전 국민의 관심사였다. 정부의 잇따른 대책에도 서울 집값은 꺾일 줄 몰랐고, 그 상승세는 시간이 갈수록 가팔라졌다. 반년 만에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아파트값이 수억 원씩 뛰면서 ‘미친 집값’이라는 말까지도 터져 나왔다. 정부는 지난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부활시키고, 이달에는 15억 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대책을 쏟아냈다.

○ 유재수 靑감찰 무마 논란 확산… 송철호 선거 의혹까지


2017년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하고 영전을 이어가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수뢰 혐의로 올 12월 구속됐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 日, 징용 판결 문제 삼아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 삼은 일본은 7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통해 경제 보복에 나섰다.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을 막고,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한국을 배제했다. 우리 정부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꺼내며 반격을 가했다. 11월 이후 양국 관계는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만 배상 문제의 해법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 화성 연쇄살인 진범은 이춘재… 33년 만에 드러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 정체가 33년 만에 드러났다. 올해 9월 경찰은 처제를 강간 살인해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춘재(56)의 유전자(DNA)가 화성 사건 피해자 유류품에서 나온 땀 세포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총 10건의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윤모 씨(52)는 지난달 재심을 청구했다.

○ 다뉴브강 유람선 비극… 한국 관광객 26명 사망-실종

5월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하며 침몰했다. 이 사고로 배에 탔던 한국인 관광객 33명 중 25명이 숨졌고, 한 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현지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유람선에는 선원이 부족했고 우천 시 운항에 필요한 장치도 없었다. 유람선을 들이받은 크루즈 ‘바이킹 시긴’호의 유리 C 선장은 현재 재판 중이다.

○ ‘기생충’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오스카 수상 가능성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올해 ‘로켓’을 탔다.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잇달아 챙겼다. 내년 열리는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상의 수상 가능성도 기대된다. 사회적 메시지에 스릴, 유머를 섞은 봉준호식 블랙코미디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 한국 영화 역사의 미답지를 밟아가고 있다.

○ 차범근 넘은 손흥민… 유럽무대 126골 한국인 최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이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11월 7일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통산 123골로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세웠던 한국인 유럽 최다골(121골) 기록을 넘어섰다. 26일 현재 126골. 손흥민은 한 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 투표에서 22위에 올랐다.

○ 선거법-검찰개혁 패스트트랙 두고 사생결단 충돌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올해 4월 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여야 간 사생결단식 충돌은 올해 내내 이어졌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돼 내년 4·15 총선은 새로운 지형에서 치러지게 됐다.


▼ 국제 ▼

○ ‘범죄인 인도법’에 폭발한 홍콩 격렬한 반중 시위


홍콩 정부가 추진한 ‘범죄인 인도법’에 반발한 시민의 공포와 분노가 6월 9일 100만 시위로 폭발했다. 이어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다. ‘앵그리 영맨’이 이끈 시위대는 자유 수호를 외쳤다. 이라크 레바논 알제리 칠레 프랑스 등 세계 곳곳에서도 체제 변화와 불평등 타파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거리로 나섰다. 볼리비아 이라크 레바논에선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 美中 무역갈등 한 고비 넘었지만… 세계경제 벌벌

세계 경제 침체 공포를 몰고 온 미중 무역전쟁은 12월 양측이 ‘미니딜’에 합의하며 고비를 넘겼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를 약속했고, 미국은 기존 관세 일부를 유예하며 ‘1단계 무역합의’를 타결했다. 2020년 재개될 2단계 협상부터 중국의 보조금 지급, 기술 이전 강요 등 난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미국이 국가안보 위협으로 보는 화웨이도 변수다.

○ 트럼프 탄핵안 美하원 통과… 대선정국 요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당했다. 역대 세 번째. 트럼프 대통령이 7월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비리 의혹을 수사해 달라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내부고발자 제보에서 시작돼 12월 18일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됐다. 공화당 주도 상원에서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대선 정국은 당분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 핀란드 34세 총리 선출… 지구촌, 젊은 리더에 열광

12월 세계 최연소 총리로 선출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4), 10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43), 5월 취임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1)…. 올해 세계 젊은 리더들의 등장과 그 존재감은 어느 해보다 뚜렷했다. 기득권을 바꾸자는 열망, 개혁과 진전이 가능한 새로운 정치로의 변화 요구가 그만큼 거셌기 때문이었다.

○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 불나 수많은 유물 소실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자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배경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4월 15일 화마에 휩싸여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15시간 화재로 지붕과 첨탑이 무너지고 수많은 유물이 소실됐다. 예수가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가시면류관 등 일부 유물은 보전됐다. 원형 복원과 현대적 건축양식으로의 재건을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복원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 日 ‘레이와 시대’… 새 일왕 나루히토 평화 강조

5월 1일 0시 일본은 새 시대 ‘레이와(令和)’를 맞았다. 126대 나루히토(德仁) 일왕은 1960년생으로 전후 세대 첫 국왕이다. 그는 즉위 후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세계 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부친인 아키히토(明仁) 상왕이 30년 전 일왕으로 즉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새 연호에 맞춰 결혼하는 일본인도 줄을 이었다.

○ 존슨 英총리의 보수당 총선 압승… 내달 브렉시트 시행

영국이 3년 반 동안 지지부진하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종결지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를 위해 의회를 해산했고 12월 조기 총선에서 집권여당 보수당의 압승을 이끌었다. 의회를 장악한 여당은 내년 1월 브렉시트 시행을 못 박았다. 다만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무산되면 빈손으로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블랙홀 사상 첫 관측… 전파망원경이 포착한 모습 공개

올해 4월 인류가 처음으로 블랙홀의 모습을 확인했다. 한국 등 세계 연구자 200여 명이 참여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연구팀은 지구 곳곳의 전파망원경 8대로 2주 동안 블랙홀을 추적하고 2년간 분석해 2만6000광년 떨어진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을 확인했다.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주변을 지나는 빛조차 휘어지게 만들어 밝은 고리 모양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 IS 수괴 알 바그다디 사망… 미군 급습작전 몰려 자폭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가 10월 미군 공격으로 숨졌다. 미 특수부대원의 급습 작전으로 막다른 길에 몰린 바그다디는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려 폭사했다. 5년 4개월간 이어진 미국의 IS 격퇴전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그다디가 개처럼 울며 비명을 지르다가 죽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 시리아 북동부서 미군 떠나자… 터키, 쿠르드족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시리아 북동부에서 미군 철수를 발표하자 터키군의 쿠르드족 공격이 시작됐다. 미국을 도와 이슬람국가(IS)를 퇴치하는 데 앞장선 쿠르드족이 ‘미군의 보호망’에서 버려지자 터키가 공격한 것이다. 공격은 2주 만에 종료됐지만 러시아의 개입과 미국의 철군 번복으로 중동 정세만 더 복잡해졌다. 미국은 동맹을 버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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