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저지 뚫고… 4+1 ‘선거 룰’ 강행처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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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패트 지정 242일만에 통과… 비례30석 연동형-만18세 투표권
한국당 “민주주의 사망… 헌소제기”
공수처법도 상정… 재충돌 예고

의장석 몸싸움 ‘아수라장 국회’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의회를 열어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의사봉을 두드리려 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피켓 등을 문 의장에게 던지며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문 의장은 이날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한국당 의원들과 국회 경위들 
사이에 몸싸움도 일어났다. 이날 선거법이 통과되면서 내년 4월 총선부터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30석을 각 정당의 지역구 당선자
 수와 정당 득표를 연동해 배분하고, 만 18세부터 투표권을 갖게 됐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의장석 몸싸움 ‘아수라장 국회’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의회를 열어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의사봉을 두드리려 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피켓 등을 문 의장에게 던지며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문 의장은 이날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한국당 의원들과 국회 경위들 사이에 몸싸움도 일어났다. 이날 선거법이 통과되면서 내년 4월 총선부터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30석을 각 정당의 지역구 당선자 수와 정당 득표를 연동해 배분하고, 만 18세부터 투표권을 갖게 됐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27일 한국당의 격렬한 반발 속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결국 강행 처리했다.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부터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30석을 각 정당의 지역구 당선자 수와 정당 득표를 연동해 배분하고, 일부 고교 3학년이 해당하는 만 18세부터 투표권을 가지는 새로운 선거제도로 치러지게 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4+1 협의체가 제출한 선거법 개정안을 재석 167명 중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의 표결로 통과시켰다. 4월 30일 선거법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지 242일 만이다. 선거법은 지난 회기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까지 종료돼 새 회기 첫 안건으로 자동 표결이 이뤄졌다. 당초 패스트트랙 원안(지역구 의석 225석, 비례대표 의석 75석)이 있었지만, 4+1 소속 의원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비례대표 의석을 대폭 줄인 수정안으로 처리돼 이는 자동 폐기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 시작 전부터 국회의장석 주변을 둘러싸면서 문희상 의장의 진입을 막았다. 문 의장은 국회 경위들의 호위를 받으며 들어가려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문희상 퇴진” “문희상 역적”을 외치며 몸으로 막아섰다. 문 의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했고, 국회 경위들은 한국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문 의장을 들어서 가까스로 의장석에 앉혔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5시 40분에야 열렸다. 입원 중인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선거법 처리 직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죽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과 다시 살려내겠다”고 적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직접선거 원칙을 훼손한 위헌 선거법은 원천무효로 헌법소원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선거법이 처리됨에 따라 여야는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별도의 ‘비례정당’ 창당을 공식화했고,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등 군소 정당들은 정당 득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28일까지를 임시회 기간으로 정한 4+1은 한국당이 퇴장한 뒤 예산부수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고, 본회의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도 상정됐다. 한국당은 공수처법을 새로 논의할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공수처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필리버스터는 28일 밤 12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등은 30일부터 새 회기를 열어 공수처법 처리를 시도한다.

최우열 dnsp@donga.com·강성휘 기자
#4+1 협의체#선거법 개정안#패스트트랙#공수처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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