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오면 고생, 봉동 나왔다 별의별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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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FA컵 우승 선화 최강희 감독
“다롄 그만둘 때 선수들과 울어… 김신욱 몸 관리, 팀 분위기 큰 영향
껄끄러운 김민재, 유럽 갔으면”

“여러분은 집 나오지 말기를 바랍니다. 봉동 나왔다가 1년 동안 별일을 다 겪었습니다.”

최강희 중국 상하이 선화 감독(60·사진)이 19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간 롤러코스터 같았던 중국 생활을 떠올렸다. 전북 현대를 6차례 K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던 그는 전북의 클럽하우스가 있던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빗대 ‘봉동 이장’으로 불렸다. 국내 최고 명장에 올랐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는 올해 1월 중국 톈진 취안젠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곧바로 모기업이 해체되면서 갈 곳이 없는 처지가 됐다. 우여곡절 끝에 1개월 후 다롄 이팡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5개월 만에 그만뒀다. 그러나 곧바로 7월 상하이 선화로 옮기면서 극적인 부활 스토리를 썼다. 부임 당시 강등 위기에 놓였던 상하이 선화를 1부 리그에 잔류시켰고 막바지에는 극적으로 중국 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했다. FA컵 우승으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도 얻었다.

“솔직히 빨리 돌아오고 싶었다. 그러나 함께 데리고 간 코치진 때문에 도저히 돌아올 수가 없었다”고 어려웠던 당시의 심경을 밝힌 그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상하이 선화 단장께서 모든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겠다며 간곡하게 부탁해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다롄에서 선화로 옮길 때 많은 선수가 방으로 찾아와 너무 많이 울어서 나도 같이 울었다”는 그는 “진심으로 통하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구단에 강력히 건의해 김신욱을 전북에서 데려간 그는 “김신욱의 철저한 몸 관리가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전북 현대 이용(수비수)을 중국 여자와 결혼시켜서라도 데리고 가고 싶다” “김민재(베이징 궈안)는 중국에서 자꾸 상대팀으로 만나기 싫으니 빨리 유럽으로 진출했으면 좋겠다” 등 특유의 유머로 여전히 과거 제자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한 그는 “내년엔 일단 ACL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최강희#상하이 선화#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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