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가 된 미운오리‘ 황인범, 비난 벗고 대중의 사랑을 되찾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2월 19일 05시 30분


18일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국과 일본의 남자부 축구 경기에서 한국 황인범이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8일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국과 일본의 남자부 축구 경기에서 한국 황인범이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백조가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근래 태극전사들 가운데 가장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였다. 지나치게 많은 비판을 받았고, 온갖 비난에 시달렸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았다. 실력으로 진가를 입증했다. 한국축구의 3연패, 통산 5번째 동아시아 정상을 일군 건 “국가대표가 평가받는 건 당연하다.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의지를 다진 ‘미운 오리새끼’ 황인범(밴쿠버)이었다.

황인범은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전에서 전반 28분 상대 아크 왼쪽에서 왼발 결승포를 꽂아 넣으며 감춘 날개를 쭉 폈다. A매치 3호 골(23경기).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대표팀은 1-0 승리와 함께 3연승,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와 2선 공격을 오간 황인범의 퍼포먼스는 강렬했다. 한 일본 매체가 ‘한국의 피를로(이탈리아)’라고 경계한 그대로였다. 득점은 물론, 공수 전개의 시발점 역할을 하며 과감한 슛으로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대회 최우수선수상(MVP)도 황인범의 몫이었다.

이미 절정의 감각을 자랑한 터였다. 홍콩과 대회 1차전(2-0)에서 전반 추가시간 프리킥 결승골을 터트렸고, 중국과 2차전(1-0)에서는 상대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대포알 킥으로 몸을 풀었다.

홍콩전 이후 “강한 정신력으로 팀이 필요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과감한 선택, 재치 있는 공수 전환으로 도움을 준다”며 황인범을 극찬한 벤투 감독은 일본의 골네트가 출렁이자 큰 동작으로 기쁨을 표출했다. 10월 스리랑카와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를 끝으로 터지지 않던 필드 골이 황인범의 완벽한 부활과 함께 돌아왔다.

스승과 제자가 묵은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린 달콤한 하루였다.

부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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