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돌’이 셀까? 18~21일 이세돌 은퇴기 3번기 열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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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AI 바둑 프로그램 ‘한돌’… 승패따라 1.5~3.5 접바둑 진행
대다수 전문가들 李 1승2패 예상
접바둑에 낯선 한돌 컨디션 변수

인공지능 한돌과 치수고치기 형식의 접바둑 3번기를 두는 이세돌 9단. 한국기원 제공
인공지능 한돌과 치수고치기 형식의 접바둑 3번기를 두는 이세돌 9단. 한국기원 제공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한돌과 대결하는 이세돌 9단 은퇴기가 18∼21일 열린다. 알파고에게 1승을 거둔 이 9단이 한돌을 상대로는 어떤 승부를 펼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첫 판에서 이 9단이 흑을 잡고 2점을 놓는 접바둑을 둔다. 보통 접바둑은 덤이 없는데 은퇴기에선 이 9단이 덤 7집 반을 한돌에게 준다. 현재 한돌의 알고리즘은 흑이 백에게 덤 7집 반을 주는 호선 바둑으로 세팅돼 있다. 덤이 없는 일반적 접바둑을 두려면 호선 바둑에 맞춰진 한돌의 알고리즘 세팅을 아예 다시 해야 한다. 그 기간이 1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2점을 놓고 덤 7집 반을 거꾸로 주는 방식을 택한 것.

이 같은 수치는 호선 바둑과 2점의 중간 정도여서 1.5점 접바둑이라고 할 수 있다. 바둑계에선 1.5점 접바둑으로는 프로기사가 인공지능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돌은 올해 초 프로기사 정상급 5명(신민준 이동훈 김지석 박정환 신진서 9단)과의 호선 대국에서 모조리 승리했다. 한돌은 8월 열린 ‘2019 중신증권배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중국의 줴이(絶藝), 골락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김승준 9단은 “현재 최정상급 프로기사들도 인공지능에게 2점 접바둑으로 간신히 버티는 정도”라며 “전성기가 지난 이 9단이 1.5점 접바둑으로 인공지능을 이길 확률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 9단이 1국을 지면 2국은 3점을 깔고 덤 7집 반을 주는 ‘2.5점 접바둑’으로 둔다. 이 치수가 딱 맞는 치수여서 승패 확률이 반반이라는 것이 프로기사들의 중론이다. 이 9단이 여기서도 지면 3국에선 4점을 깔고 덤 7집 반을 준다. 이 대국은 40집 가까이 먼저 받은 상태에서 두는 것이어서 이 9단이 크게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만약 2국에서 이 9단이 이기면 다시 1.5점 접바둑으로 돌아가는데 역시 이길 확률은 매우 낮다. 따라서 3번기에서 패-승-패, 혹은 패-패-승의 1승 2패를 예상하는 전문가가 대다수다.

마지막 변수는 한돌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한돌은 기력을 측정하는 레이팅 수치가 올 초 4200이었고 지금은 4500에 달한다. 문제는 호선으로 세팅된 실력이라는 것. 덤 7집 반을 받는다 해도 접바둑을 두기 위해선 오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대국이 성사된 한 달 반 전부터 다양한 테스트를 하고 접바둑에 익숙하지 않은 한돌에게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몰라 애가 탄다”며 “승패와 관계없이 제 실력만 발휘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한돌#ai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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