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희망 직업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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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의 장래희망에는 그 시대의 영웅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올해 우리나라 초등생들은 가장 선호하는 희망직업으로 운동선수를 꼽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운동선수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눈부신 활약을 벌인 손흥민 선수의 영향으로 보인다. 유튜버가 의사를 제치고 3위에 오른 것도 눈길이 간다. 올해 95억 원의 강남 빌딩을 매입해 화제가 된 ‘보람튜브’의 보람이는 여섯 살, 먹방으로 구독자 87만 명을 넘긴 띠예는 열한 살이다. 유튜브 제작하는 법을 가르치는 학원은 이미 꼬마 수강생으로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인터넷 발달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프로게이머(6위) 만화가·웹툰작가(11위) 등도 순위에 올랐다. 1970년대 대통령이나 장군, 1980∼90년대 과학자 등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초등생들은 희망직업을 선택한 이유로 ‘좋아하는 일이라서’를 꼽은 비율(55.4%)이 가장 높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직업 선택의 이유를 ‘돈을 벌 수 있어서’ ‘오래 일할 수 있어서’라고 꼽는 비율이 늘어난다. 중고교생의 희망직업은 12년째 교사가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유튜버는 중고교생 희망직업 명단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 대신 경찰관 군인 공무원 등 공공부문 직업이 상위 순위를 겨룬다.

요즘 세상에 ‘Boys, be ambitious!’라고 하면 꼰대 취급을 받을까. 중고교생 희망직업 10개 중 4개가 공공부문이고, 1개는 의료인이다. 모두 안정성이 높은 직업이다. 교육부는 올해 보도자료 앞단에 ‘10년 전에 비해 중고교생이 교사를 희망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고 굳이 홍보했으나 사실 감소된 자리는 공무원 경찰관 군인 등이 대체했다. 살기가 각박해진 탓도 클 것이고, 그만큼 진로교육이 부실하다는 뜻도 된다. 진로교육이 충실하다면 대다수 청소년의 꿈이 ‘안 잘리는 직업’에 몰리는 현상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다양한 직업을 접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생계가 아닌 직업의 가치도 가르쳤으면 한다. 행복한 직업인이 되려면 적성이나 보람 같은 내적 보상, 연봉 같은 외적 보상이 균형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동아일보 12월 12일자 우경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다음 중 본문을 읽고 보일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운동선수가 초등생들의 희망직업 1위로 오른 것에는 우리나라 출신 유명 선수들의 활약이 영향을 미쳤구나.

② 수십 년 전 초등생들은 장군이나 대통령, 과학자를 희망직업으로 많이 꼽았구나.

③ 초등생들도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을 희망직업으로 꼽는 경향이 있구나.

2. ‘㉠격세지감’은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다음 중 격세지감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은 문장을 고르세요.

① 미키마우스 같은 인기 캐릭터를 낳은 미국에서 아기상어와 같은 한국 캐릭터가 인기를 끌고 있으니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② 그의 글쓰기 실력은 날이 갈수록 격세지감해 나가고 있다.

③ 과거, 우리나라의 삼성이 일본의 소니를 넘어설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으니 격세지감이다.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
#희망직업#장래희망#운동선수#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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