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조선을 발칵 뒤집은 ‘임해군 치정 사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크리미널 조선/박영규 지음/328쪽·1만5000원·김영사

선조 36년(1603년) 8월 도승지와 개성 유수를 지낸 고위 관료가 조상의 산소에 갔다가 화적 떼에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포도청뿐 아니라 경기도와 충청도의 병력까지 동원해 범행에 가담한 자들을 잡기는 했는데, 이들이 감옥에서 잇따라 사망한다. 배후가 따로 있었던 것.

범인 가운데 한 명은 사실 선조의 아들 임해군이 거느리던 수하였다. 장안에는 임해군이 살해에 관련됐다는 소문이 돌고, 추국 중에 죽은 관료의 첩이 남편 살해에 공모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사실 임해군이 이 첩을 좋아해 빼앗고자 했는데, 여의치 않자 첩과 공모해 살해를 교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선조가 벌을 준 건 임해군이 아닌 포도대장이었다. 아들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외압을 가했던 것이다.

조선시대 다양한 범죄 사건과 수사, 재판을 추적한 책이다. 범죄로 엿볼 수 있는 당대 사람들의 욕망도 흥미롭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크리미널 조선#박영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