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혐의는 ‘권력 남용-의회 방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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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탄핵소추안 내용 공개… 핵심쟁점 뇌물수수 혐의는 빠져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혐의를 명시한 탄핵소추안 초안을 10일 공개했다. 쟁점이었던 뇌물 수수와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한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해 기존보다 ‘뒷걸음질 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9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6개 상임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소추안 주요 내용과 탄핵의 다음 단계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CNN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12일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소추안에 대한 토론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추안이 법사위를 통과하면 이르면 다음 주 초 하원 전체 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민주당이 공개한 소추안 초안은 이번 탄핵 정국을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내용에만 집중했다. 제1조에는 권력 남용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의 잠재적 라이벌인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수사하도록 우크라이나 측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다.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국가의 이익을 해치면서 공적인 자리에 있는 대통령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사용했다는 것은 중대한 탄핵 사유”라고 설명했다.

제2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조사에서 하원의 소환장을 거부하며 증언을 하지 않고 문서 제공을 거부해 의회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한 혐의가 적시됐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에 의거한 하원의 ‘탄핵에 대한 단독 권력 행사’를 막았다는 내용을 탄핵소추안에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의 핵심 쟁점이었던 ‘쿼드 프로 쿼(대가성 거래)’에 따른 뇌물 수수 혐의가 빠진 이유에 대해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문서와 증인을 원천 차단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쿼드 프로 쿼’를 지시했다고 말해줄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대신에 더 넓은 범위인 권력 남용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앞서 뮬러 전 특검의 수사 방해에 대한 내용도 탄핵소추안에 담을 것을 검토했지만 탄핵안 통과를 위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된 혐의로 범위를 좁히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초안에 대해 “마녀사냥”이라며 “아무 잘못도 없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정치적 광기”라고 10일 트윗을 올렸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민주당#트럼프#탄핵소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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