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韓, 비핵보유국 지위 재검토할 이유 생겼다”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9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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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에도 ‘비(非)핵보유국 지위’를 재검토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생겼다”는 주장이 외신을 통해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북핵 문제를 다룬 8일(현지시간)자 사설에서 “한국의 비핵보유국 지위는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이 줄어들고 미국이 어떻게든 한국을 지켜줄 것이란 2가지 믿음에 기초한 것이다. 그러나 전체 그림을 보면 여전히 암울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가디언은 특히 북한 비핵화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단정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당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등 4개 항의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당시 미 정부는 김 위원장이 약속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와 같은 뜻이라고 설명했었지만,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개념엔 폭격기·잠수함 등 미군 핵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배치 금지까지도 포함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던 상황.

가디언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반대하지 않을 ‘다자 간 한반도 비핵화’(multilateral denuclearisation of the peninsula)와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북한의) ‘완전한 일방적 비핵화’(complete unilateral denuclearisation) 사이에 차이가 없는 척 하면서 비핵화 논의의 진전을 주장했지만 이는 환상일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면서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일정 수준의 위기감을 조성하면서 그에 대한 미국의 ‘행동’ 가능성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 온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무심히 대하는 것도 놀라울 일이 아니다”며 “미국은 한국·일본을 상대로 미군 주둔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등 동맹국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남북한은 작년 2월 북한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본격적인 대화에 나서 작년 9월까지 모두 3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그러나 올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방식과 그에 따른 미국 측의 보상 문제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된 이후 남북대화 또한 삐걱대기 시작했고, 현재 북한은 한국과의 당국 간 대화를 전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디언은 “북미 간의 ‘휴전’(truce)이 끔찍한 결말을 맞지 않으려면 국제적 노력, 특히 미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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