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아우르는 ‘표준시’ 첫걸음…표준硏, 국가표준시보국 시험방송 송출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9일 12시 57분


코멘트
국가표준시보 안테나(표준연 제공)© 뉴스1
국가표준시보 안테나(표준연 제공)© 뉴스1
남한과 북한을 아우르는 한반도 전역에 가장 정확한 표준시를 제공하기 위한 ‘국가표준시보국’이 시험방송을 시작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11일 여주시 능서면에 위치한 국가표준시보 시험방송국에서 송출식과 함께 시험방송을 공식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표준연은 성공적으로 시험방송을 완료한 후 남북이 하나의 표준시를 공유하는 반경 1000km 수준의 본방송국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국가표준시보국은 주파수 대역이 긴(30~300 kHz) 장파를 이용해 대한민국 표준시를 보급하는 국가 기간 인프라다. 국가표준시보 시험방송국은 2020년 12월까지 운영된다. 안테나 높이는 135m이며 송신주파수 대역은 65 kHZ, 출력은 50 kW이다.

표준시 보급의 목적은 시각 동기화에 있다. 문자나 음성 등 모든 정보를 주고받을 때에는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의 시각이 지연 없이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 시각 동기화는 유무선 통신망, 금융 및 전자상거래, 보안시스템, 항법시스템 등 수많은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표준연은 국민들에게 가장 정확한 시각을 알리기 위해 1984년부터 표준주파수국을 건설, 5 MHz의 일정한 단파 주파수로 표준시각을 송출하고 있다. 하지만 단파 방송은 수신이 되지 않는 음영 지역이 존재하고 실내 수신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오늘날 시각 동기화에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미국의 위성항법시스템 (GPS) 또한 실내나 지하 등에서 신호를 받기 어렵다는 것은 마찬가지다. GPS는 재밍(jamming)과 같은 전파방해에 취약해 신호가 수신되지 않거나 잘못된 신호가 수신될 경우 통신 불능, 금융거래 정지, 전력망 블랙다운에 노출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장파를 활용한 국가표준시보국 설립을 추진됐다. 장파는 송신탑 하나로 반경 1000 km 이상 전파를 송출할 수 있으며, 건물을 투과하기 때문에 소형 수신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시각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시험방송을 통해 한반도 전역에 표준시를 송출하는 본방송에 대비한다. 먼저 수신기 개발, 변복조시스템 설계 등의 연구로 시각동기 정확도와 수신감도를 높이고 시각 이외의 공공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데이터채널을 확보한다.

유대혁 표준연 시간표준센터장은 “국가표준시보국은 전력·통신·방송 등 정밀 연동이 필요한 국가 기반산업의 시각 동기는 물론, 기상·재난 등 공익 정보를 전파를 통해 제공하는 인프라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상열 표준연 원장은 “본방송국이 구축되면 경제적 효과는 물론 남북이 하나의 표준시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 또한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은 당시 서울 표준시보다 30분 늦는 평양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에 맞추기로 했다. 기존 남북한은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일본 표준시인 ‘동경시’를 써왔지만 2015년 8월부터 북한이 일제 잔재 청산을 내세워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새롭게 ‘평양시’를 만들어 사용해 북한 표준시는 현재 평양기준 우리 시간보다 30분 느렸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