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일반분양가 3550만원 책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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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총회 의결… HUG와 곧 협상, 분양가상한제 규제 피했지만
고분양가 사업장 적용 심사 대상… 업계 “HUG, 2600만원대 제시할 것”

서울 강남권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일반분양가를 3.3m²당 3550만 원으로 책정했다. 분양가 심사를 담당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조합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줄 가능성이 낮아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 조합은 7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일반분양가를 3.3m²당 3500만 원, 조합원 분양가는 3.3m²당 2725만 원으로 책정하는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 안을 의결했다. 조합은 이날 결정된 일반분양가를 토대로 HUG와 본격적인 분양가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둔촌주공은 정부가 올해 8월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해 10월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에 한해 6개월의 분양가상한제 유예 기간이 부여되면서 가까스로 규제를 피해갈 수 있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더라도 HUG의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에 따라 분양가 책정에 제한을 받는다.

조합 측은 현재 주변 아파트 시세가 3.3m²당 4000만 원을 넘고 공사비 추가 부담 등을 고려할 때 3.3m²당 3550만 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설업계에선 HUG가 제시할 일반분양가가 2600만 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HUG는 올해 6월부터 강화된 고분양가 심사기준을 적용해 인근 지역에서 최근 1년 내 분양한 단지가 있으면 직전 분양가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1년이 초과하면 105%를 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둔촌주공의 일반분양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인근 단지로는 지난해 6월 3.3m²당 2445만 원에 분양한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가 있다. 분양한 지 1년이 지났기 때문에 105% 규정을 적용하면 약 2600만 원 수준이 된다.

조합 측은 올해 10월 말 분양한 강동구 성내동 ‘힐데스하임 올림픽파크’의 일반분양가인 3.3m²당 2896만 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기존 삼천리연립주택을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재건축한 이 단지는 전체 가구 수가 100채 미만이라 HUG의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지정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일반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었다.

조합은 토지 공시지가가 둔촌주공의 절반 수준인 서울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가 올해 초 3.3m²당 3370만 원에 분양된 점을 들어 최소한 이보다 높은 분양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의 공시지가는 m²당 492만 원으로 둔촌주공의 825만 원 대비 60% 수준이다.

둔촌주공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170-1 일대 62만6232m²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 동, 총 1만2032채를 짓는 재건축 사업으로 이 가운데 일반분양 가구 수만 4841채에 달한다. 철거가 거의 완료된 상태로 내년 초 착공 허가를 받아 2∼3월경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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