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檢수사 뒤로 하고 북미 중재 몰두…시작은 ‘U2’ 접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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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8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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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7/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7/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주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 수사를 주시하면서 꽉 막혀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조력자 역할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이른바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하명 수사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이 2017년 김 전 시장 및 측근에 대한 비리 제보를 받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경찰에 이첩했을 뿐이며, 숨진 검찰 수사관(전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은 김 전 시장 사건 처리와 전혀 관련이 없었다는 것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7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동부지검 수사관은 김기현 비리 첩보 수집을 했다는 언론의 허위 보도와 이러한 허위 보도를 조장한 세력에 의해 명예를 훼손당하고 소중한 목숨까지 잃었다”고 밝혔다.

이렇듯 청와대의 입장이 분명한 상태인 만큼 이를 뒤집는 뚜렷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당분간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번 사건을 언급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연말 시한’이 다가오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해결사 역할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으로 3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깊은 대화를 나눈 점으로 미뤄 한층 적극적으로 중재역할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통화를 요청했고, 이 사실을 청와대가 굳이 공개한 점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도움을 구했을 것이란 해석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현재 북미는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됐던 연말이 다가오면서 날이 갈수록 신경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은 지난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성과 없이 결렬된 이후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은 연내는 물론 내년 가까운 시일 내 개최 가능성도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다시 ‘로켓맨’으로 부르고 ‘필요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북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늙다리의 망령’을 운운하는 등 양측이 거친 언사를 주고받고 있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은 지난 3일 담화에서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 결심에 달려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또는 이를 위한 엔진 연소시험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이에 맞서 미국은 연일 한반도 상공에 코브라볼(RC-135S) 등 핵심 정찰기 전력을 띄워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간 신경전이 고조되며 위기에 처했을 당시에도 김 위원장과 비공개 2차 남북정상회담(5·26)을 갖는 등의 중재 역할로 역사적인 6·12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이끈 바 있다.

이렇듯 북미간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문 대통령이 공개적인 등판 요청을 받았지만 현재 남북관계가 지난해에 비해 원만하지 않다는 점에서 결과를 낙관할 수는 없다.

최근 금강산관광지구 남측시설 철거 통보 과정에서 나타났듯 남측에 대한 북측의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대체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주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북측과의 소통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전설적인 록밴드 ‘U2’의 리드보컬 겸 사회운동가인 보노(본명 폴 데이비드 휴슨)를 접견하는 것으로 이번주 공개 일정을 시작한다.

U2는 이날(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조슈아 트리 투어(The Joshua Tree Tour)로 결성 43년만의 첫 내한공연을 갖는 것을 계기로 문 대통령을 예방한다.

U2는 자신들의 곡을 통해 공존과 평화을 노래하고, 리드보컬 보노는 난민, 기아, 제3세계 국가에 대한 관심을 넘어 사회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접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통일에 대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는 13일 낮에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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