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52시간제 계도기간 최대 1년6개월 부여할 듯…이번주 발표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8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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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패스트트랙 정국 돌입...'탄근제' 논의 무산될 듯
정기국회 종료 기점으로 고용부 52시간 보완책 발표
실효성 두고는 이견...양대노총 강력반발 불가피할 듯

고용노동부가 내년부터 주52시간제가 적용되는 50~299인 사업장에 1년 6개월의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을 이번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국회 회기내 여야가 ‘탄력근로제 입법안’ 처리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고용부가 자체적으로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커졌다.

고용부는 오는 10일 정기국회 종료 이후 ‘주52시간 보완책’의 세부 내용을 발표하기 위한 일정을 현재 조율중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제도 시행이 임박한만큼 세부 내용 발표는 정기국회 종료 직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달 고용부는 계도기간 부여 등을 포함한 보완책을 발표했지만, 당시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정기국회에서 탄력근로제 입법안이 논의되는 상황이었고, 일부 보완책은 입법 여부와 맞물려 있었기 때문에 세부 내용까지 밝히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연말 국회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 돌입하며 탄력근로제 확대안이 무산될 확률이 커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여야 간사단 회동에서 이견을 보이며 이후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타결이 차선책으로 거론되지만, 같은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여야 의원들이 지역에 집중할 것이 뻔해 20대 국회 회기 내 처리가 어렵다는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은 최대 1년 6개월의 계도기간이 현실화될 것이란 주장에 힘을 싣는다.

현재 고용부는 50~299인 사업장에 일괄적으로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이후 개선 계획을 제출하는 기업에 한해 100인 미만 사업장에는 최대 6개월을, 100인 이상 사업장에는 최대 3개월의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주52시간 근무제 보완책 발표 당시 이재갑 고용부장관은 “대기업에 부여한 계도기간(9개월)을 고려해 그보다 좀 더 충분한 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 나왔던 ‘특별연장근로’의 요건 완화도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연장근로의 경우, 계도기간과 달리 탄력근로제 입법안과 맞물려 있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은 주 12시간 한도로 연장할 수 있지만 이를 초과하는 근로는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부는 자연재해, 재난 등 사고에 한해 허용했던 특별연장근로의 인가요건을 업무량 급증과 같은 ‘경영상 사유’로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회를 통하지 않고 행정조치로 할 수 있는 최선책이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영세기업들이 제도 시행으로 인해 겪을 부작용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대책들이 과연 산업현장에서 실효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계도기간은 ‘대비’ 차원의 성격이 짙은데, 중소기업들이 해당기간 내 제도 안착을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존재한다. 대기업에 선(先) 적용된 시점으로부터 약 1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절반 이상의 중소기업이 준비가 안됐다는 조사결과도 나온 상태다.

업종, 지역 등을 고려하지 않고 ‘100인 사업장’을 기준으로 추가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잇따른다. 영세하고 다양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이분법적으로만 접근해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50인 사업장과 299인 사업장 사이에는 각각 특성이 다른 영세기업이 무수히 존재하는데, 일괄적으로 100인을 기준으로 나눈다면 폭넓은 상황을 고려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보완책으로 인해 정부와 노동계 간 갈등의 골은 보다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계도 기간’과 ‘유예’는 엄연히 다른 의미”라고 주장하지만, 노동계는 주52시간제가 사실상 ‘유예’된 것이라 반발하고 있다. 양대 노총은 “정부가 스스로의 무능함을 인정했다. 스스로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시인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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