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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는 도착지 정하지 않은 여정… 내 삶도 재즈와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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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는 도착지 정하지 않은 여정… 내 삶도 재즈와 닮아”

유재영 기자 입력 2019-12-05 03:00수정 2019-12-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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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발리에’ 이어 ‘오피시에’ 장까지
10년간 佛 문화훈장 두 차례 받은 세계적 재즈 보컬 나윤선
나윤선은 12일 시작하는 국내 공연에 대해 “평지를 가다 잠시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한 나의 완만한 재즈 인생 열차에 관객들이 잠시 타셔서 좋은 추억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했다. 엔플러그 제공
“제가 어떤 음악이든 선입견 없이 받아들여요. 그래서 (대중이) 좋아하나 봐요.”

혈혈단신 프랑스에 진출해 세계적인 재즈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한 나윤선(50). 서울 강남구에서 3일 만나자마자 ‘나윤선 재즈’의 정체성을 물었더니 겸손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지난달 28일 프랑스 정부가 주는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장을 수훈했다. 2009년에는 이보다 한 단계 아래 등급인 슈발리에장을 받았다. 한국 보컬리스트 중 두 차례 문화훈장을 받은 이는 그가 유일하다.



“지난 10년을 제 입으로 평가할 수는 없죠. 그저 공연 때마다 응원하고 영감을 주는 팬들을 보면서 ‘재즈로 인간적, 문화적 가교 역할을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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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한 곡에 여러 갈래로 파생된 팬들의 감동을 공유하고 있다는 그의 눈에서 눈물이 쪼르르 떨어졌다. 훈장을 받았다고 해서 거창한 목표를 묻는 건 진부했다. 역시 답은 “없어요”.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뒤 이듬해 무작정 프랑스로 날아가 하루하루 재즈를 몸으로 배운 여정을 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떻게 하다 보니 프랑스에 갔고, 또 독일과 미국으로 가고…. 우연의 연속이었어요. 재즈 같은 삶이라고 할까요. 오늘 공연, 지금 즉흥적인 순간에 집중하고 싶어요.”

그래서일까. 세계적인 재즈 스타인데 무대 의상도 몇 벌 없다. 메이크업은 혼자 한다. 개인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안 한다. “음악은 강요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제 곡을 들으세요”라는 말도 삼간다고 했다. 그는 “모든 감각을 동원하고 귀를 사방으로 열어 악기 소리를 듣고 순간에 감정을 맡기는 편이다. 그래서 재즈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대를 압도하는 ‘디바’라고 표현하자 바로 손사래를 쳤다. “재즈는 개인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라며…. 나윤선에게 재즈는 ‘소박한 만남의 음악’이다. 이 신념을 갖고 무대에 섰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목소리가 점점 저음으로 바뀌어 가는 것에 대해서도 오히려 “더 따뜻한 소리를 들려줄 수 있겠다”며 기쁨으로 받아들였다.

올해 4월 10집 앨범 ‘Immersion’(몰입)을 내고 7개월가량 월드투어에 나섰던 그는 12일부터 전국 투어에 돌입해 국내 팬에게 몰입한다. 국내 팬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작은 고민도 있다. 바로 ‘시선’이다.

“아직도 무대에서 관객을 바라보면 긴장을 해요. 그래서 눈을 감고 노래하는 게 편한데 관객들은 눈을 떴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이번 공연이 도착지를 정하지 않은 그의 재즈 여정에 또 한 번 의미 있는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전생에 비행기나 자동차여서 어디를 가야 마음이 편하다고 하는데 정말 딱 맞는 얘기예요. 지금까지와 같은 재즈 인생이 이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나윤선#오피시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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