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용퇴… 동생 허태수 ‘젊은 GS’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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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새 리더로 새 미래…15년만에 총수교체

허창수 GS그룹 회장(71)이 3일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허 회장의 막냇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62)이 신임 회장직에 오른다. GS그룹의 지주사인 ㈜GS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인사를 단행했다.

GS그룹의 총수가 바뀌는 것은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GS 관계자는 “새로운 시대에 그룹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더 젊은 리더가 필요하다고 오너 일가가 판단했고, 주주 회의를 통해 허 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GS에는 오너 일가 50여 명이 주요 주주로 있다.

허 회장과 함께 셋째 동생인 허명수 GS건설 부회장(64)과 5년간 ㈜GS 대표이사를 맡았던 정택근 부회장(66)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 대신 허씨 일가의 젊은 얼굴이 승진 대열에 올랐다. 허 신임 회장의 사촌이자 고 허신구 회장의 차남인 허연수 GS리테일 사장(58)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40)이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해 GS그룹 4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내수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어


허태수 신임회장은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가 된 뒤 기업의 글로벌화를 성공시켰다. 홈쇼핑 업계 최초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지사를 설립하며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신기술 발굴에도 나서 경영계의 화제를 모았다. 허 신임 회장 취임 직전이던 2006년 연간 취급액 1조8946억 원, 당기순익 512억 원에 불과하던 GS홈쇼핑은 2018년에는 취급액 4조2480억 원, 당기순익 1206억 원을 냈다. 5형제 중 막내지만 장남에 이어 바로 그룹 경영을 물려받은 이유다.

허태수 회장 체제가 시작됨에 따라 GS그룹 주요 계열사의 세대교체도 본격화된다. 이번 임원 인사에 따라 GS사장단의 평균 연령이 57세로 3세 낮아진다.

임병용 GS건설 사장(57)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GS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홍순기 사장(60)이 ㈜GS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GS글로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태형 부사장(61)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또 GS홈쇼핑 영업총괄 김호성 부사장(58)이 사장으로 승진해 GS홈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GS파워 대표이사 조효제 부사장(57)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특히 GS그룹 내 4세 경영자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에 승진한 GS건설 허윤홍 사장은 GS칼텍스 허세홍 대표이사 사장(50)에 이어 본격 경영에 나섰다. 4세 중에는 GS칼텍스 허준홍 부사장(44)과 허철홍 상무(40), GS에너지 허서홍 전무(42)가 포진해 있다.

○ LG와 아름다운 이별 뒤 이번엔 아름다운 승계


이날 허 회장은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지난 15년간 ‘밸류 No.1 GS’를 일궈내기 위한 안정적 기반을 다진 것으로 나의 소임은 다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2004년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 원이던 GS그룹을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68조 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당분간 GS건설 회장으로서 건설 경영에 전념하고, 일단 2021년 3월까지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은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기고 그룹 회장직을 내놓았다. 구씨 일가와 함께 LG그룹을 경영하던 시절에도 지켰던 ‘70세 룰(70대에 총수직에서 물러난다)’을 이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허 회장이 용퇴함에 따라 10대 그룹 총수 중 70대 이상 총수는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81)과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76)만 남게 됐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호경 기자
#gs그룹#허태수 부회장#총수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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