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허…당규해석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일 2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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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10일 임기가 끝나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나 원내대표는 4일 의원총회를 열어 자신의 재신임 여부를 의원들에게 묻겠다고 공지했으나, 최고위가 제동을 걸면서 연임이 어렵게 됐다.

3일 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은 청와대 사랑채 앞 투쟁 텐트에서 열린 최고위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 24조에 따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임기는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기 연장 여부는 최고위에서 방침을 정한 뒤 원내대표가 의총을 소집해 재신임을 묻는 절차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1년) 임기가 끝났고, 경선 참여자가 나왔으니 원칙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2, 3일 안에 선거 공고를 낼 방침이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의원들이 계시기 때문에 4일 의총을 열고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고 했다. 한국당 당규(제24조)에는 원내대표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총선이 6개월 미만으로 남았을 경우에는 의총을 열어 의원들이 동의하면 재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지도부의 한 의원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재신임을 묻는 의총에 대한 사전 교감이 없었다”며 나 원내대표 재량대로 의총을 소집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일단 예정된 시간에 의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당 일각에서는 원내대표 임기 연장이 최고위 결정사안이 맞는지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한 의원은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의원들의 자율권 침해”라며 “당헌당규상에는 의총에서 재임을 결정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의 사당화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상당한 역풍이 예상된다”고 했다. 반면 다른 한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 카드로 ‘민식이법(어린이 생명안전 법안)’을 놓치는 등 중요한 협상 국면마다 실책한 것들이 많다.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강석호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협상력과 정치력”이라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유기준 의원은 4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고, 심재철 의원도 출마 예정 후보로 거론된다.

최고야기자 best@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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