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횃불, 美대사관 신발 던진 진보단체… 경찰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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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광화문서 ‘민중대회’
신고없이 횃불 20여개 불붙여… 경찰이 강제 소화하자 몸싸움
지난달 국회방향 ‘불법 행진’ 혐의… 민노총 관계자 2명 자택 압수수색

주말 광화문 집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5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이 지난달 30일 주최한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횃불을 들었다(왼쪽 사진). 이날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찾은 집회 참가자 한 명이 주한 미국대사관 쪽을 향해 신발을 던지고 있다. 뉴시스
주말 광화문 집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5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이 지난달 30일 주최한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횃불을 들었다(왼쪽 사진). 이날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찾은 집회 참가자 한 명이 주한 미국대사관 쪽을 향해 신발을 던지고 있다. 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 50여 개 단체가 참여한 민중공동행동의 주말 도심 집회에서 횃불이 등장했다. 집회 참가자 중 일부가 청와대 정문으로부터 3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횃불을 꺼내 들었다. 또 주한 미국대사관 쪽을 향해 신발을 던진 참가자도 있었다. 경찰은 이들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민중공동행동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19 전국민중대회’를 열었다. 공동행동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지난 3년은 촛불항쟁의 민의가 관철되고 적폐 청산과 사회 대개혁이 이뤄진 3년이 아니라 오히려 촛불민의 이행이 지체되고 심지어 역주행한 3년이었다”고 주장하며 ‘문재인 정부 규탄’ ‘적폐 자유한국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광화문광장에서 본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4시 25분경부터 종로구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청와대 사랑채 앞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오후 5시 10분경 미리 준비한 횃불 20여 개에 불을 붙였다. 경찰은 “횃불은 집회에서 사용이 허가된 물품이 아니다”라고 경고방송을 하면서 횃불을 끄라고 요구했다. 횃불을 든 참가자들이 요구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소화기로 횃불을 껐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반발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횃불의 등장으로 종로소방서에서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앞서 오후 3시경 일부 참가자는 광화문광장 건너편에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 쪽을 향해 신발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이 대사관 앞쪽에 그물망을 높이 세워 실제로 신발이 대사관 경내까지 날아들지는 않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사관 앞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이날 현장 상황을 찍은 영상을 분석하는 등 불법 행위자를 가려내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공동행동은 1일 성명문을 내고 “집회와 시위에서 참여자들의 의사를 상징화하는 의식에 대해서까지 경찰이 ‘불법’ 운운하며 수사와 사법 처리를 진행한다면 이는 과도한 법 집행이자 헌법이 보장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연 뒤 국회 방향으로 신고 경로를 벗어나 행진한 혐의(일반교통방해)로 민노총 관계자 2명의 자택을 1일 압수수색했다.

김은지 eunji@donga.com·구특교·고도예 기자
#광화문광장#민중대회#민노총#한국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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