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들 광클… ‘블프’ 온라인쇼핑 역대 최대 8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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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포함 이틀간 13조 구매
접속자 증가 코스트코 홈피 마비… H&M 등 웹사이트 속도 느려져
“최저 실업-임금 올라 지갑 두둑… 소비자 85% 이상 쇼핑 나설것”

블랙프라이데이인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리에 위치한 보스코브스 백화점에서 쇼핑을 마친 손님들이 계산대 앞에 줄을 서고 있다. AP 제공
블랙프라이데이인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리에 위치한 보스코브스 백화점에서 쇼핑을 마친 손님들이 계산대 앞에 줄을 서고 있다. AP 제공
미국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첫날인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 유통회사 코스트코의 웹사이트가 일시 마비됐다. 삼성과 LG TV, 애플 노트북 등 등 특가 할인 상품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전날부터 웹사이트 속도가 느려지는 등 장애를 겪었다. 이 회사는 다음 날 아침 ‘추수감사절 한정 세일을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하루 더 연장한다’는 안내문을 웹사이트에 내걸고 특가 세일을 연장했다고 CNBC가 지난달 29일 전했다. 의류회사인 H&M, 노드스트롬랙, 홈디포 등의 유통회사 웹사이트도 접속자 증가로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미 뉴욕 맨해튼 34번가 메이시스 백화점에는 예년처럼 아침 일찍부터 많은 쇼핑객이 몰렸다. 일부는 여행용 캐리어를 들고 와서 특가 할인 상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대형 TV 등 가전제품 등 부피가 큰 상품을 매장에서 직접 사서 들고 가는 소비자들은 예년보다 줄어든 모습이었다. CNBC는 “온라인 쇼핑이 늘어난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상점에 가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부피가 큰 상품을 싸게 구매하는 것을 점점 더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미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소비자들은 올해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이틀간 온라인 쇼핑으로 역대 최대인 116억 달러(약 13조6880억 원)를 지출했다고 마케팅 데이터 분석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의 전문가들이 전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은 역대 최대인 74억 달러(약 8조7320억 원)로 집계됐다. 하루 온라인 쇼핑 매출액 기준으로 지난해 사이버 먼데이(79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미국 소비자들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 1인당 평균으로 전년 대비 약 6% 늘어난 168달러를 온라인에서 썼다. 지난달 11일 광군제(光棍節)라고 불리는 알리바바의 세계적 쇼핑 할인 축제인 솽스이 행사에서 24시간 동안의 매출 2684억 위안(약 44조6200억 원)보다는 적었지만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유통회사들이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일찍부터 시작하면서 올해는 휴일인 추수감사절부터 쇼핑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추수감사절 온라인 쇼핑 매출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42억 달러로 늘었다. 추수감사절 온라인 쇼핑 매출로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연중 최대 온라인 세일 행사가 열리는 2일 ‘사이버 먼데이’에 소비자들이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보다 18.9% 늘어난 94억 달러(약 11조920억 원)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직구족들 역시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광클’ 쇼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9월 국가별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미국이 4119억 원으로 전체의 48.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73억 원) 대비 12.2% 증가한 것이다. 특히 미국의 건강기능식품은 단일 품목 및 국가 면에서 국내 직구족이 가장 많이 구입하는 품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미국에서 직구되는 건강기능식품은 올해 1∼6월 373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0만 건)보다 43% 증가했다. 다양한 제품군을 구입할 수 있는 아마존과 이베이 등은 국내 직구족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e커머스다. G마켓 등 국내 e커머스들도 해외 직구 품목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다음 달까지 진행 중이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제조업이 위축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경제는 소비 지출에 의존하는 ‘외끌이 성장’ 중이다. 역대 최저 실업률과 임금 상승으로 지갑이 두둑해진 미 소비자의 85% 이상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에 쇼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소비 지출이 연말 미국 경제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조윤경 기자
#블랙프라이데이#코스트코#메이시스 백화점#직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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