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이번엔 우크라 정부서 수임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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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바이든 부자 수사 압박중… 우크라 ‘해외자산 회수’ 자문 시도”
줄리아니 “계약거절… 돈도 안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75)이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와중에 자신의 개인 이익까지 취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줄리아니 전 시장이 자신의 로펌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의 해외 자산을 되찾는 방법을 조언해주는 대가로 20만 달러(약 2억3000만 원)를 받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27일 보도했다. 그가 올해 1, 2월 유리 루첸코 당시 검찰총장을 만났을 때 이런 논의가 이뤄졌으며, 이와는 별개로 로펌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법무부로부터 30만 달러를 받고 우크라이나 정부의 자산 회수를 돕는 자문 계약도 추진했다고 전했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해외에 은닉된 우크라이나 자산을 찾아주기 위한 법적 조언을 해주고 거액을 받는 일을 시도했다는 의미다.

논란이 거세지자 줄리아니 전 시장은 NYT에 “올해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나를 고용하기 위해 접촉해 왔지만 계약을 거절했다. 어떤 돈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의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비리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조사를 압박하기 위해 루첸코 총장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다.

그와 대통령의 관계에도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폭스 인터뷰에서 “그에게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부자의 수사를 압박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며 거리를 뒀다. 줄리아니 전 시장 역시 최근 가디언에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자신에게 등을 돌릴 때를 대비한 ‘보험’을 갖고 있다”고 발언했다. 로이터는 파문이 확산되자 줄리아니 전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보험이 있다는 발언은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1994∼2001년 재선 뉴욕시장을 지낸 줄리아니 전 시장은 첫 시장 선거 출마 당시 뉴욕의 부동산 재벌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시장이 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일대 부동산을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9년 대통령의 부친 프레드 트럼프의 장례식에서 추도 연설을 했고, 2005년 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의 결혼식에도 참석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루돌프 줄리아니#우크라이나 스캔들#수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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