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혁명-反中시위 젊은 주역들 대거 당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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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선거 ‘反中’ 압승]지미 샴 “개인 아닌 청년층의 승리”
켈빈 람 “中의 사상자유 침해 거부”

범민주파가 압승한 홍콩 구의원 선거에선 반중(反中) 반정부 정서가 강한 젊은층인 ‘앵그리영맨’들이 투표율 급증을 주도했다. 그 결과 2014년 우산혁명과 올해 시위를 이끈 젊은 주역들이 대거 당선됐다.

올해 6월 100만, 200만 명이 참가한 평화 시위를 이끈 시민단체 민간인권진선(陣線)의 지미 샴 대표(32)가 친중·친정부파 현역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그는 “내가 선거에서 이긴 게 아니라 유권자들이 청년층에 표를 던진 것이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시위대의 5대 요구를 수용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해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레스터 슘 등 우산혁명 리더 5명도 구의원에 당선됐다. 슘 역시 5대 요구를 강조하며 “모레부터는 홍콩의 미래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의 요구 사항은 △범죄인 인도법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조사위원회 설치 △시위대에 대한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다. 송환법은 이미 철회했고 야당인 범민주파에서는 독립조사위 설치를 홍콩 정부에 요구해 왔지만 5개 요구 전면 수용은 비현실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시위대 출신 구의원 당선자들이 5개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최근 폭력 사태로 수세에 몰렸던 시위대에 다시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위대는 당장 시위를 재개할 계획이다. 범민주파 당선자들이 이날 일부 시위대가 남은 시위대 ‘최후의 보루’인 홍콩이공대 안에 들어가기도 했다.

야권 지도자 조슈아 웡의 출마가 금지되자 직장을 그만두고 대신 출마했던 켈빈 람(40)도 당선됐다. 은행 경제전문가였던 그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사상 자유에 영향을 주는 중앙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홍콩 일상생활의 구석구석에 들어오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홍콩=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홍콩#구의원 선거#반중시위#범민주파#앵그리 영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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