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형 가스운반선 20% 점유… ‘신뢰가 경쟁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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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제이탱커

중소기업의 한계를 넘어 신뢰를 경쟁력 삼아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부산에 위치한 내·외항 해운업체인 ㈜에스제이탱커다. 이 회사는 프로판 가스뿐 아니라 석유화학의 가스제품을 전문적으로 운송하는 기업이다. 에스제이탱커 관계자는 “한국 국적의 중소형 가스운반선 총 43척 중 8척을 보유해 국내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에서만큼은 여느 대기업 못지않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선박 보유수가 충분히 확보된 덕분에 화물운송 지연 등 다양한 변수에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다루는 물질이 석유화학 제품이라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한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기업으로 업계에선 정평이 나 있다. 가스화물 해상 운송의 리더 격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스제이탱커는 1986년 소형 가스운반선을 도입해 내항의 프로판과 부탄을 수송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후 국내 정유사의 경질유와 가스를 운송하며 성장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는 만큼 신뢰는 필수일 수밖에 없다.

바로 이 부분에서 에스제이탱커의 경쟁력이 드러난다. 박성진 에스제이탱커 대표는 “80여 개 거래처와 축적된 신뢰관계가 굉장히 큰 경쟁력이다. 운송사업 중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데 그럴 때마다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고 덕분에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스제이탱커는 회사의 인재와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펼치고 있다. 가스운송 전문회사로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입지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화주의 요구에 충족하는 선박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위상을 키워내겠다는 게 최종 목표다.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외항 위주로 영업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안정적인 수입원 확보 차원에서 내항 운송부분을 확대하고 국내 수요가 있는 화주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한편 에스제이탱커는 한 번 정한 원칙에 충실한 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단적인 예가 선박 국적이다. 회사가 보유한 선박 모두 한국에 등록하고 세금을 내고 있다. 박 대표는 “국가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를 전달하려고 노력한다”며 “작은 실천이나마 한 번 정한 원칙인 만큼 지켜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칙에 충실하라 △끊임없이 탐구하라 △사회와 함께하라로 정리되는 3가지 경영철학을 강조해오고 있다. 이러한 철학은 지금까지 견실한 회사를 만들어온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박 대표는 궁극적으로 복지재단을 만들어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천하는 것도 이러한 목표와 관련이 있다. 현재도 사회봉사 활동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꾸준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박 대표는 개인의 역량이 곧 회사의 역량이자 국가 경쟁력이라는 생각으로 인재 개발도 중요시 여긴다고 밝히기도 했다. 행동 강령에 이러한 생각이 잘 녹아들어있다. 행동 강령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스스로 혁신한다, 우리는 주어진 책무를 철저하게 완수한다, 우리는 솔선수범한다, 우리는 사회에 봉사한다, 우리는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

사회에 대한 인식과 도전정신, 혁신을 강조하는 그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를 위한 조언으로 이어진다. 특히 그는 젊은이들에게 항상 도전하는 삶을 살며 역량을 강화해줄 것을 당부해오고 있다고 했다.

“당장의 편안함을 추구하기 보다는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자신의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죠.”

▼박성진 대표 인터뷰 “사각지대 놓인 해운업 정부 정책 지원 절실”▼
에스제이탱커는 가스화물 해상운송 분야에서 경영 체계가 가장 잘 잡힌 회사 중 하나다.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고 대응도 신속하다. 이는 에스제이탱커의 전신인 삼진해운부터 오랜 노하우가 축적된 덕분이다.

박성진 대표의 혁신도 시스템 경영을 갖추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선박과 선원의 직접 관리 등 원칙을 지켜나가는 점 등도 신뢰라는 가치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손해를 좀 보더라도 원칙이 더 중요하다는 게 그의 오랜 소신이다.

국내 시장에서 리더로 성장했지만 그의 시선은 해외로 향하고 있다. 그는 “동북아 최고의 가스화물 해상운송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해상운송 분야에 대한 지원이나 지지가 미흡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토로했다. 높기만 한 글로벌 경쟁이라는 벽을 넘어서기 위해선 보다 많은 국민적, 정책적 지지가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 있어 해운은 경제발전의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현재 정책적 배려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데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받는 외국 선사와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만약 한국 국적 선사들이 없다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며 외국 선박과 선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국가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복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경영인으로도 유명하다. 최근엔 전국 1호 노블레스 아너소사이어티로 이름을 알렸다. 그가 기부한 금액은 누적 3억 원을 넘겼으며 5억 원 이상 기부를 약정했다. 기부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아너소사이어티 중에서도 5억 원 이상을 약정한 건 전국에서 그가 처음이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중소벤처기업#가스운반선#에스제이탱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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