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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1명당 1년 예산 4000만원 투입… 취업-진학률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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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1명당 1년 예산 4000만원 투입… 취업-진학률 50%

헬싱키=김상훈 기자 입력 2019-11-23 03:00수정 2019-1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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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해외 통합교육 현장을 가다]
<4> 핀란드 최대 장애인 직업학교 ‘라이브’
핀란드 헬싱키의 최대 장애인 직업학교 ‘라이브’에서는 장애인 학생의 취업을 위한 여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댄서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 학생들이 댄스 수업 교사의 지시에 따라 몸을 풀고 있다. 헬싱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100여 개의 좌석이 마련된 소강당. 그곳에서는 댄스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벽에는 대형 거울이 부착돼 있고 장애 학생 2명이 몸을 풀고 있었다. 특수교사 1명과 댄스 전문가 1명이 그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아이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휴식시간이 돼 그들에게 물었다. 리다 모키 양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저는 댄서가 될 거예요. 춤을 추는 게 좋아서 앞으로 직업으로 삼으려고 해요.”

모키 양이 이 수업을 들은 지는 4개월. 다소 더디지만 꾸준히 실력이 늘고 있다고 담당 교사인 야스미나 세팔라 씨가 말했다. 마야라는 이름의 또 다른 학생은 수업을 받은 지 4일째였다. 그는 아직 정식으로 이 수업을 수강하지는 않는다. 적성에 맞는지부터 파악하기 위해 ‘임시 수업’을 받는 중이었다. 교사의 판단은 어떨까. “지금 면밀히 테스트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핀란드 헬싱키의 최대 장애인 직업학교 ‘라이브(Live)’의 댄스 수업 강의실 풍경이다. 원래 이 댄스 수업의 정원은 20명. 지난달 기자가 방문했을 땐 학생들이 외부 행사에 참석하느라 2명만 수업을 받고 있었다. 단 2명이라도 수업을 취소하지 않고 진행한다는 원칙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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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직업 교육에 대규모 투자

핀란드에서 장애와 비(非)장애 학생의 차별은 ‘범죄’로 인식된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만 6세부터 15세까지 10년 동안 똑같이 의무교육을 받는다. 장애인만을 위한 특수학교는 갈수록 줄이고 모두가 함께 수업을 받는 통합교육이 핀란드에서도 대세다.

의무교육이 끝나면 장애인 학생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 일반고교에 가도 되고 직업학교에 가도 된다. 전국에 장애인을 위한 직업학교는 여러 곳이 있지만 대규모로 운영되는 곳은 5곳 정도다. 그중에서도 1000여 명의 장애인 학생이 다니는 라이브의 규모가 가장 큰 편이다. 이 학교는 핀란드가 러시아와 전쟁 중이던 1940년에 부상자를 위해 세운 병원 겸 직업학교가 모태다.

이 정도 규모의 장애인 직업학교는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다. 2019년 현재 국내의 장애인 직업학교는 147곳이다. 대체로 학교별로 10개 내외의 전공 학급을 운영하는 수준이다. 또 고교 3년 과정을 끝낸 후 다시 1년 혹은 2년을 이수하는 식이다.

핀란드는 장애인 직업교육에 투자를 많이 한다. 라이브 장애인 직업학교만 하더라도 직원이 350여 명. 학생 3명당 교사 1명꼴이다. 예산 규모도 크다. 이 학교 교육 프로그램 개발자인 리사 멧솔라 씨는 “학생 1인당 연간 3만 400유로가 책정된다”고 말했다. 한화로 약 4000만 원 이 매년 장애인 학생 1명에게 투자되는 셈이다. 이 예산은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주로 헬싱키와 주변 지역의 학생들이 이 학교에 입학하지만 가끔 다른 지역에서 오기도 한다. 이 경우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이 비용도 정부가 댄다. 교재, 학용품, 작업복도 모두 무상으로 지급된다. 아침식사와 점심식사도 무료다. 다만 저녁식사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일부 저소득층은 이 비용도 정부가 댄다.

○ 현장교육과 체험교육 위주로 진행

장애인 직업학교 ‘라이브’에서는 인지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학생들이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교육도 진행한다. 학생과 교사들이 요리 수업에서 식탁을 꾸미고 있다. 헬싱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라이브 장애인 직업학교에서 다루는 전공은 총 17개다. 전공 프로그램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째 프로그램은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 학생들이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둘째는 장애가 상대적으로 덜한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실제 취업에 대비하는 프로그램이다. 댄스 수업의 경우 취업 준비반에 해당한다.

인지능력이 낮은 학생들은 요리 수업이나 만들기 수업 같은 것을 주로 받는다. 이 수업에도 일반적으로 특수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사와 해당 분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다. 이론보다는 실기와 현장체험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 요리 수업 시간에는 식탁을 세팅하는 것부터 재료를 씻고 음식을 요리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가르친다. 이 수업에 참여 중인 소피아 양은 “학교에 다니면서 박물관도 가고, 다른 기관도 방문하면서 여러 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공예품을 만드는 수업도 있다. 이 수업의 대상자는 인지 능력이 조금 더 낮은 학생들이다. 수업을 통해 공예품을 만들고 마켓이 열리면 이 제품을 직접 팔게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키우려는 게 목표다.

취업 준비반은 학생들의 취향과 능력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한다. 학교에 따르면 미디어 전문가 전공과 미술 전공 수업에 지원자가 많이 몰린다. 이 경우 교사들이 일일이 면접하고 토론을 한 뒤 해당 수업에 적합한지를 결정한다. 실제 장애인 직업학교의 취업은 어느 정도 이뤄질까. 멧솔라 씨는 “50%에 가까운 학생들이 취업하거나 대학에 진학한다. 비장애인 학생들과 거의 비슷한 수치”라고 말했다.

직업교육뿐만 아니라 취업 과정에서도 장애인 학생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크지 않다는 게 핀란드 교육의 특징이다. 핀란드 국립교육연구소 교육카운슬러인 리야 팜크비스트 씨는 “장애인 학생과 비장애인 학생을 굳이 구분하지 않고 각자에게 필요한 교육을, 절대로 중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핀란드 교육의 목표”라고 말했다.

▼ ‘학업에 뜻이 없는’ 문제아도 끝까지 간다 ▼

10명 소그룹 만들어 낚시-오토바이 수리 등 교육


때로는 학습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의지가 없는 것인지 애매모호할 때가 있다. 앞쪽은 장애로 볼 수 있지만 뒤쪽은 아니다. 하지만 둘 다 도움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 핀란드 교육 시스템에서는 양쪽 모두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한다. 이 또한 통합교육 대상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핀란드에서는 학업을 그만두려는 아이를 구제하는 데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핀란드에서도 예전에는 장애 학생과 비(非)장애 학생을 따로 가르쳤다. 통합학교는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됐고, 2011년 이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통합학교에서는 학생들을 크게 3단계로 관찰하고 지원한다.

맨 처음은 일반적인(General) 단계다. 학생 전반에 대한 관찰을 시행한다. 지속적으로 미팅을 하고 문제를 발견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집중(Intensified) 단계로 넘어간다. 그래도 추가 케어가 필요하다면 마지막 특별(Special) 단계로 넘어간다.

각각의 평가는 교육적 관점에서 시행한다. 장애가 있고 없음을 따지는 의학적 관점이 아니다.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모색한다. 예를 들어 특히 수학적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전문가들은 일주일에 1, 2시간씩 특별 교육을 결정한다. 어느 정도 능력치가 개선되면 아이를 다음 학년으로 진급시킨다. 그 후 다시 평가해서 또 다른 부족한 점을 찾아 지원한다.

이런 관리는 학업 의지가 없는 학생들에게도 적용된다. 학교를 다니지 않으려는 학생들을 설득해 10명 내외로 소그룹을 만든다. 현재 핀란드 전역에 이런 소그룹은 20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일종의 ‘문제아 그룹’인 셈이다. 학교는 이들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낚시를 가거나 오토바이를 고치며 산업 현장에서 실습을 한다. 핀란드 국립교육연구소 교육카운슬러인 리야 팜크비스트 씨는 “학교에서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이 프로그램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헬싱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통합교육#장애인 직업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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