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솔로 김영진 대표, "누보 로제타는 학생과 함께 개발한 스마트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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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2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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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월 29일, 경기도·시흥시가 시흥시 정왕동에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식을 진행했다.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판교, 광교, 북부에 이어 오픈한 네번째 경기문화창조허브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문화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창업지원시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아이디어 보유자와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기업을 연결하고, 창업 자금을 지원하며,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전문가를 매칭하는 등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전경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전경

특히, 시흥에 오픈한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제조업 밀집지역인 시화·반월산업단지와 연계해 제조업 기반 융복합콘텐츠 산업 분야에 집중했다. 전통적인 제조업에 기술과 문화·콘텐츠적 요소를 접목, 새로운 분야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해 주조, 금형, 용접 등 다양한 제조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많은 지역 특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IT동아는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제조·콘텐츠분야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살아 있는 현장에서 실제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을 전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학습 관리 스마트펜 '누보 로제타(NUBO Rosetta)'를 개발한 '테솔로(TESOLLO)'의 김영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마치 그는 연구원 같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테솔로 창업 전, 그는 UST 로보틱스를 졸업, 연세대학교 STL 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원 등을 거쳤으며,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되었던 기술 공학자였다. 실제로 그는 천상 연구원이었던 셈이다.

스마트하게 공부하세요, 누보 로제타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테솔로는 어떤 스타트업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김영진 대표(이하 김 대표): 테솔로는 학생들을 위한 학업 보조도구 스마트폰 누보 로제타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웃음). 누보 로테타는 손으로 쥐는 부분에 터치 센서를, 펜 끝에 작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펜이다. 이를 통해 단어를 암기하고, 공부 습관을 분석할 수 있으며, 타이머 알람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5층에 입주 중인 테솔로 김영진 대표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5층에 입주 중인 테솔로 김영진 대표

IT동아: …설명만으로는 어떤 제품인지 잘 모르겠다.

김 대표: 펜 끝에 디스플레이, 그러니까 작은 화면이 달려있다. 화면에는 영어, 독일어, 스페일어, 일본어 등의 단어가 표시된다. 표시되는 단어는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으며, 사용자 나이에 맞는(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등) 학습 수준에 따라 랜덤하게 표시된다,

(기자: 랜덤하게?)

맞다. 불특정 단어가 나온다. 영어로 예를 들어 보겠다. 사용자가 고등학생이라면, 고등학생이 알아야 하는 필수 영어 단어 2,000개가 순서에 상관없이 노출되는 형태다. 누보 로제타로 필기를 하다가 문득 화면을 봤는데 아는 영어 단어가 나왔다고 가정하자. 그럼 터치 센서 위 손가락을 가볍게 밀면, 해당 단어가 노출되는 순서에서 빠진다. 즉, 1,999개 단어가 남은 셈이다.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는 흔들거나, 터치 동작을 통해 뜻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용자경험을 통해 모르는 단어를 하나씩, 배워나갈 수 있다.

IT동아: 마치 등하교하면서 외웠던 영어 단어 암기장 같다.

김 대표: 디지털 암기장이라고나 할까(웃음). 영어 이외에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제2외국어인 일본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을 추가했다. 중국어 등 다른 언어도 지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누보 로제타 상단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단어, 출처: 테솔로
누보 로제타 상단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단어, 출처: 테솔로

IT동아: 학습량 체크와 알람 기능도 궁금하다.

김 대표: 누보 로제타는 전용 앱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연동할 수 있다. 앱을 실행하면 노출되는 단어를 '초급', '중급', '고급' 등으로 선택할 수 있고, 추가적으로 외우고 싶은 단어를 추가할 수 있다.

학습량 체크와 알람 기능도 앱에서 확인,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자체개발한 동작인식 알고리즘과 사용자 측정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얼마나 공부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측정한 공부 시간은 전용 앱에서 '나의 공부시간'에서 그래프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알람 기능은 1시간, 50분, 40분 등으로 설정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진동으로 알려주는 기능이다. 50분 공부하고 10분 쉬겠다고 계획을 세웠을 때, 50분으로 설정해 사용자가 스스로 학습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추가한 기능이다.

학습량을 측정해 스마트폰으로 연동, 확인할 수 있다, 출처: 테솔로
학습량을 측정해 스마트폰으로 연동, 확인할 수 있다, 출처: 테솔로

이외에 중간고사, 기말고사, 생일, 학원시험 날짜 등이 얼마나 남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디데이' 기능도 지원한다.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에서 시작한 '누보 로제타'

IT동아: 와디즈 펀딩을 통해 사용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들었다.

김 대표: 누보 로제타의 첫 판매가 와디즈를 통한 크라우드펀딩이었다. 2019년 3월 31일 1차 펀딩으로 약 1,800만 원을, 2019년 6월 26일 앵콜 펀딩으로 약 750만 원을 펀딩 성공했다. 2차 펀딩을 끝낸 7월부터 정식으로 누보 로제타 판매도 시작했다. 응원과 관심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누보 로제타 1차 와디즈 펀딩, 출처: 와디즈
누보 로제타 1차 와디즈 펀딩, 출처: 와디즈

IT동아: 테솔로는 언제 설립했는지.

김 대표: 2017년 6월, 창업선도대학 창업아이템 지원 사업으로 정부 지원으로 4,200만 원을 받아 개인사업자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안산에 있는 지인의 회사 사무공간 중 일부를 빌려서 창업했다. 고맙게도 임대료 없이 공간을 내줬었다(웃음). 책상 2개가 전부였던 공간에서 첫 개발한 제품은 레이저 포인터 '페나 포인터(Penna Pointer)'였다. 페나 포인터는 일반적인 레이저 포인터에 사용자 제스처를 담아 확대, 밑줄 긋기 등을 추가한 제품이었다. 이 제품은 2018년 4월 (주)엘레트론에게 기술이전한 바 있다.

이후 2018년 1년 동안 기술보증기금을 지원받았으며, 청년큐브 지원사업,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R&D 등에 선정되었고, 올해 1월 이곳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입주기업으로 선정되어 지금까지 왔다.

세상 모든 것이 큰 의미부여로부터 시작한 것은 아니라던 김영진 대표
세상 모든 것이 큰 의미부여로부터 시작한 것은 아니라던 김영진 대표

IT동아: 누보 로제타는 어떻게 개발한 것인지. 아니, 질문을 바꾸겠다. 왜 개발한 것인 것 궁금하다.

김 대표: 페나 포인터 개발 후, 다른 아이템을 찾고 있을 때였다. 이전까지 연구했던 로봇 손(의수), 로봇 센서 관련 기술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로봇 손으로 물건을 쥘 수 있도록 다양한 로보틱스 기술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람이 손으로 쥐는 펜에 이 기술을 이용하면 뭔가 다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개발 아이템을 펜으로 정한 뒤,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펜이 생각났다. 펜 속에 지하철노선도, 달력 등을 담은 펜 말이다. 이걸 종이가 아닌, 디스플레이를 넣어서 다양한 정보를 표현해보면, 뭔가 재미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출처: 네이버
출처: 네이버

IT동아: 그거…, 마치 어린 아이가 큰 고민 없이 이것저것 뭔가 만드는 듯한 모습이다.

김 대표: 하하. 맞다. 누보 로제타는 '세상을 바꾸겠다'거나, '이전의 불합리함을 고치겠다'거나 하는… 그런 생각에서 만든 제품은 아니다. 디스플레이를 넣고, 디스플레이를 조작하는 터치 센서를 넣고, 펜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센서를 넣으면서, 조금씩 활용처를 찾아간 셈이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초기 누보 로제타, 출처: 테솔로
3D 프린터로 제작한 초기 누보 로제타, 출처: 테솔로

사용자와 함께 호흡하며 개발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다르게 생각하면, '참 운이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김 대표: 실제로도 그랬다(웃음). 다만, 그래서 누보 로제타는 계속 기능이 추가되고, 성능이 향상되는 제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초기 누보 로제타를 개발하고,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소개하면서, 우리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계속 반영하며 제품을 개발했다.

터치 센서의 반응 속도를 사용자 요구 조건에 맞췄고, 일본어, 독일어 등 제2외국어를 추가했으며, 전용 앱에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넣었다. 앱과 누보 로제타를 연결한 뒤, 진동으로 오는 알람 방식도 사용자로부터 시작된 기능이다.

누보 로제타 첫 배송 당시의 모습, 출처: 테솔로
누보 로제타 첫 배송 당시의 모습, 출처: 테솔로

IT동아: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이후 반응은 어떤가.

김 대표: 성인용 학습지 업체, 어학원, 학원 등에서 누보 로제타를 이용한 협력 상품, 서비스 등을 함께 개발하자는 요청이 들어왔다. 관련 상품을 개발했고, 곧 선보일 예정이다(웃음).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내년 1월 일본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며, 미국, 싱가포르 등으로 영역을 넓힐 생각이다.

IT동아: 현재 테솔로 구성원이 궁금하다.

김 대표: 창업 초기부터 함께한 친구 1명 이외에 새롭게 합류한 3명, 총 5명이 테솔로에서 열심히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모두 개발자다(웃음). 앱과 제품을 열심히 설계하고 조립하며, QC를 높여가고 있다.

테솔로 방문 당일 책상 위 모습, 그들은 지금도 제품을 뜯고, 조립하며 다음을 준비 중이다
테솔로 방문 당일 책상 위 모습, 그들은 지금도 제품을 뜯고, 조립하며 다음을 준비 중이다

테솔로는 이제 막 걸음을 떼기 시작한 제조 스타트업이다. 사무공간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야 했고, 개발 자금을 위해 여러 지원 기관으로부터 자금도 구했다. 이곳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개발장비를 대여하며 누보 로제타 초기 제품을 완성했고, 이제 사용자에게 우리를 소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노력하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앞으로 어떤 문제가 등장할지 아직 모르겠다. 다만, 테솔로의 누보 로제타를 구매한 고객이 있고, 응원의 메시지를 준 서포터가 있다. 이 분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테솔로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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