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뇌물수수 등 혐의로 피소…총리직 사퇴 거부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2일 02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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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6개월을 재임한 베냐민 네타냐후(70) 이스라엘 총리가 현직 총리로서는 최초로 기소됐다. 역대 총리 중 최장기 재임 기록을 가진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생명이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 CNN, YNET 등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뇌물수수, 사기,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에게 유리한 기사를 대가로 언론 거물에게 공적인 특혜를 주거나 수백, 수천달러의 선물을 준 혐의 등을 받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법적으로 사임할 의무는 없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총리 후보로서 연정 구성에 실패해 이미 정치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소 발표 직후 방송으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총리직에서 사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검찰에 대한 수사도 요구했다.

그는 “수사관들은 진실을 쫓는게 아니라 나를 쫓고 있었다. 그들은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전까지 증인들을 협박하고 위협했다”면서 “오늘 우리는 날조된 혐의와 오염된 수사로 수상을 상대로 쿠데타를 시도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검찰총장은 이날 총리실에 기소 결정을 통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기소는 정치적 결정이 아닌 사법 절차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 기소는) 우파와 좌파의 문제, 또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은 나라, 부패 의혹을 조사해 진상을 밝히는 나라를 원하는 국민에 대한 검찰의 의무를 이행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제1야당인 카홀라반과 그의 우호세력인 좌파와 아랍계 정당은 일제히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카홀라반 당수인 베니 간츠는 “만델블리트 총장이 이끄는 사법부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면서 “이스라엘에 쿠데타는 없다. (검찰의 네타냐후 총리 기소는) 법치주의를 강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반면 리쿠드당과 보수정당, 초정통파 등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동맹은 그에 대한 지지와 단합을 재확인했다. 초정통파정당인 샤스당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엄청난 업적을 남긴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네타냐후 총리의 결백함이 증명될 것이라고 믿는다”는 성명을 내놨다.

한편,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간츠 대표의 연립정부 구성 권한이 종료됐다고 크네세트(의회)에 공식 통지했다. 의회가 유예 기간 내 전체 의석의 과반(120석 중 61석) 이상 지지를 얻는 총리 후보를 지명하지 못하면 이스라엘은 다시 총선을 진행해야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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