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체험 ‘몰입형 아트’를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대전시립미술관서 특별전 개막… 미국 등 8개국 작가 10명 참여
관객이 작품과 하나돼 이색 체험

대전시립미술관의 ‘어떻게 볼 것인가’ 특별전 ‘보다’ 섹션. 선승혜 관장이 작품경계를 넘나들며 벽면에 모습이 투영되는 것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시립미술관의 ‘어떻게 볼 것인가’ 특별전 ‘보다’ 섹션. 선승혜 관장이 작품경계를 넘나들며 벽면에 모습이 투영되는 것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전시명이 ‘어떻게 작품과 하나 될 것인가’나 ‘어떻게 세상사를 잊을 것인가’여도 좋을 법했다. 기자는 전시회에 갔다가 작품 속에 몰입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5일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개막된 ‘어떻게 볼 것인가’는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는 ‘몰입형 아트’ 특별전이다.

한국 미국 캐나다 인도 등 8개국 작가 10명이 참여한 이 전시는 ‘보다’, ‘느끼다’, ‘듣다’, ‘프로젝트X’ 네 섹션으로 이뤄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감으로 작품에 참여해 관람 아닌 체험이었다.

‘보다’는 캐나다 루이필리프 롱도의 작품 ‘경계’로 시작된다. 관람자가 원형구조물을 넘나들면 그 모습이 예기치 않은 형상으로 한쪽 벽면에 투사된다. 시간 순서대로 펼쳐져 개인의 짧은 연대기를 보는 것 같다. 무슨 의미냐고 물었더니 선승혜 관장은 “몰입한 채로 행복하게 잠시 머무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느끼다’에는 터키 출신 레픽 아나돌의 ‘무한의 방’이 기다린다. 현재 전 세계 20여 곳에 그의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가 걸렸다. 각 변 4m의 정육면체인 이 방은 프로젝션 매핑과 거울로 꾸며져 뫼비우스의 띠 같은 무한이 시공간으로 뻗어간다.

청각장애인 작가 크리스틴 선 킴은 ‘0을 보다(See Zero)’를 통해 마음으로 이해한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이보배 학예사는 “그는 미국 수화(手話)와 음악의 연관관계를 실험하며 소리를 평면의 사운드 드로잉으로 재해석한다”고 소개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이 참여한 ‘프로젝트X’. 투명인간이 연주하듯 피아노의 건반과 페달이 저절로 움직이면서 음악이 흘러나왔고 그 음악은 벽면에 영상으로 구현됐다. 앞으로는 익숙해질 인공지능(AI) 피아노다. 관람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스크린 속 가상사회에 즉각 반영하는 이 대학원 출신 반성훈 작가의 ‘사회의 형성’은 가장 인기가 높다.

선 관장은 “몰입형 아트 분야에서 우리가 한 수 앞서 간다는 자신감으로 이번 전시를 열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오감 체험#몰입형 아트#대전시립미술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