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꽃’에 반하다… 차가워서 더 매력적인 ‘겨울 주얼리’

[이경민의 주얼리어답터]

첫눈 소식이 들려온다. 거리 곳곳에 크리스마스트리가 환하게 빛나고 친구들과는 추워지는 날씨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겨울을 맞이하는 이 무렵이면 옷깃을 여미는 패션의 변화와 함께 주얼리 또한 변화를 맞는다. 이제까지는 ‘겨울=따뜻한 컬러의 주얼리’가 마치 공식처럼 여겨졌으나, 시즌리스나 역시즌이 일상화돼 버린 요즘 많은 주얼리 브랜드들이 화이트골드나 다이아몬드처럼 차가운 느낌의 소재를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올겨울은 인기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처럼 겨울 왕국의 여왕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을 주인공을 만들어 줄 겨울 주얼리를 추천한다.

겨울에 피는 장미

피아제의 ‘라임라이트 가든파티’ 네크리스와 ‘로즈 아주레 링’

여름의 꽃으로 잘 알려진 장미가 겨울에 핀다면 어떤 모습일까. 1976년부터 제네바 국제 장미 콩쿠르의 심사위원이었으며 열렬히 장미를 사랑했던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스위스 주얼리 브랜드 ‘피아제’ 창립자의 4대손 이브 피아제다. 한 저명한 장미 재배사가 자신의 우승 품종을 ‘이브 피아제 로즈’ 라고 명명했을 정도로 장미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남달랐고 피아제는 그 열정을 바탕으로 ‘로즈 컬렉션’을 탄생시켰다.

피아제가 표현하는 겨울의 장미는 화려함과 절제미가 공존하는 차가운 우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라임라이트 가든 파티 네크리스’는 장미와 장미 넝쿨을 목걸이로 창의적으로 재구성했다. 400개가 넘는 다이아몬드가 화려하게 빛나고 있지만 18k 화이트골드가 차분하게 밸런스를 잡아주고 있다. 보다 풍성한 볼륨감을 원한다면 활짝 만개한 세 송이 장미가 손에서 피어나는 ‘로즈 아주레 링’을 주목해보자. 브릴리언트 컷으로 섬세하게 세공된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있는 이 제품은 착용자 손에서 아름다운 얼음꽃이 피어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사파이어로 더욱 차갑게

그라프의 ‘누아지 사파이어’ 네크리스와 이어링

겨울 무드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컬러 스톤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많은 컬러 스톤이 있지만 겨울의 차가운 이미지에는 사파이어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영국의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는 최상급의 원석과 정교한 커팅, 세팅 기술로 컬러 스톤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했다. 그라프의 컬렉션 중 프랑스어로 구름을 뜻하는 ‘누아지 컬렉션’은 사파이어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 있다. ‘누아지 사파이어 하이주얼리 네크리스’의 경우 구름을 형상하는 유려한 곡선 패턴과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의 교차 세팅이 천상의 풍광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시시각각 형태가 달라지는 듯한 구름 모양의 다이아몬드가 사파이어를 껴안고 있는 모습은 하늘 속 겨울 왕국을 상상하게 만든다. 포인트를 더하고 싶다면 동일한 컬러의 사파이어로 세팅된 귀걸이로 분위기를 내보자.

얼음 조각에서 태어난 반지

얼음으로 만든 반지를 착용해 본다면 어떨까. 얼음 큐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스위스 주얼리 브랜드 ‘쇼파드’의 ‘아이스큐브 컬렉션’은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준다. 현대적이면서도 도시적인 느낌의 정육면체는 손가락을 감싸며 각각 섬세하게 다른 각도로 빛을 반사한다. 특히 화이트골드, 옐로 골드 등으로 구성된 플랫한 큐브 외에도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큐브도 있어 취향에 따라 심플한 반지부터 화려한 반지까지 선택할 수 있다. 두세 개의 아이스큐브 반지를 레이어링 한다면 얼음이 반사하는 빛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직선 또는 기하학적 모양의 큐브로 만들어진 목걸이도 있으니 레이어링 한 반지와 목걸이만으로 우아한 겨울의 아름다움을 뽐내기에 충분할 것이다.

얼음 큐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쇼파드의 ‘아이스큐브 컬렉션’ 제품. 가운데는 쇼파드의 ‘아이스큐브’ 링.

이경민 갤러리아 명품관 하이주얼리&워치 담당 바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