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안보전쟁 장기화 땐 무력충돌 가능성” 제기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0일 1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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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한 해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장 기고문
"최근 미·중 군사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
"경제·안보 전쟁, 진짜 전쟁의 모습으로 진화"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양국이 무력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임경한 해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장은 20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발간 ‘KIMS Periscope’에 기고한 글에서 “미·중의 안보 전쟁은 단기적으로 해양 안보의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장기화될 경우에는 주변국을 포함한 직·간접적인 무력충돌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 과장은 “미·중은 군사력을 사용한 직접적인 힘겨루기를 지속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군사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며 “미국은 그동안 미뤄뒀던 숙제를 하듯 지난 6월부터 매주 또는 격주 단위로 연이어 ‘항행의 자유작전’을 실시하고 있으며 9월 초 남중국해 인근에서 아세안 국가들과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등 역내 국가들과의 안보 협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에 대해 중국은 7월 러시아와 함께 역내에서 최초로 연합 초계 비행훈련을 했으며, 4만t급 상륙강습함을 처음으로 진수하는 등 응전태세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지난 10월1일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중국이 공개한 둥펑-41 대륙간탄도미사일, 젠-20 스텔스 전투기 등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대미(對美) 군사대비 태세를 과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과장은 그러면서 “미·중의 안보 강화 움직임이 이전에 비해 특별한 점은 자국의 군사적 역량을 숨기지 않으며 주변국과의 연합훈련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등 세(勢) 과시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군사력 사용의 한 가지 방법으로 ‘과시’(swaggering)를 통해 미·중은 상호 자극하는 것을 피하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무력 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임 과장은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Indo-Pacific Strategy)과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One Belt One Road Initiative) 간 갈등이 서서히 불붙는 모습”이라며 “미·중 양국이 추진하는 각각의 구상·전략은 사실상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해양을 배경으로 한 치열한 안보 전쟁을 예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의 불편한 관계를 현대판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에 빠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과 중국이 해결해야 할 경제·안보 전쟁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설득력을 얻는다”며 “가장 큰 우려는 그 전쟁과 같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미·중 양국의 관계가 진짜 전쟁의 모습으로 시나브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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