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 추모식서 사장단 모은 이재용 “사업보국 큰뜻 이어받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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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후 처음 全계열사 50여명 모아… “위기가 기회 되도록 지혜 모아야”
삼성전자 50년행사 이어 ‘상생’ 강조… 용인서 호암 이병철 32주기 추도식
이재용-이서현-홍라희 등 참석… CJ는 삼성보다 먼저 선영 찾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 19일 오전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이병철 선대회장 32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용인=뉴시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 19일 오전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이병철 선대회장 32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용인=뉴시스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뜻의 사업보국(事業報國)은 선대 회장님의 큰 뜻이었습니다. 이를 이어받아 우리도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합시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9일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모식 직후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과 식사를 함께하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밝혔던 ‘상생’의 가치와 함께 이병철 회장의 유훈인 사업보국을 받들어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지자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흔들림 없이 경영에 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지금의 위기가 미래의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 나가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사장에 취임한 2010년 이후 전 계열사 사장단과 한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삼성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상생’의 가치도 다시 한번 주문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전 계열사에 상생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전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1일에 있었던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 방송에서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삼성전자 주도로 이병철 회장의 32기 추모식이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이 부회장은 2016년을 끝으로 이병철 회장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해외 출장 때문에 추모식 한 주 전에 미리 선영을 찾아 참배했다. 이번 추모식에는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건희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 이후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또 권오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CJ그룹은 오전 9시 이재현 회장 내외를 비롯해 자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등이 선영을 찾았다. 삼성과 CJ는 상속 분쟁이 불거진 2012년 이후 서로 다른 시간에 추모식을 연다.

추모식과 별도로 진행되는 이병철 회장의 기제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날 저녁 CJ그룹 주재로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렸다. 기제사는 2010년까지 생전에 이병철 회장이 살았던 중구 장충동 자택에서 열리다 2011년부터 CJ인재원으로 옮겨 CJ그룹 주도로 치러지고 있다.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CJ 회장은 2013년부터 구속과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하다 2017년부터 기제사를 다시 주재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기제사가 CJ인재원으로 옮겨지면서부터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기제사에는 손경식 CJ그룹 회장, 계열사 주요 임원진도 참석했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등 계열사 사장단이 오후에 선영을 찾았다. 이명희 회장,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등 신세계 총수 일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유근형 noel@donga.com·강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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