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모든 약자를 위로하는 ‘수호령’의 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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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1·2/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강동혁 옮김/각 348쪽·각 권 1만3000원·은행나무

활자보다 낯선 도식이 먼저 독자를 맞는다. 나이지리아 이보족이 따르는 ‘이보 우주론’이다. 소설의 밑바탕에는 이 세계관이 깔려 있다.

주인공 치논소는 ‘짠내+한심’ 캐릭터다. 사랑을 얻으려 애쓸수록 일은 꼬여만 가고, 결국 한때의 연인을 자신도 모르게 해치고 만다.

단순한 줄거리가 압도적인 아우라를 덧입은 건 ‘치’의 목소리 덕분이다. 이보 우주론에서 모든 인간에게 깃들었다고 믿는 수호령인 ‘치’는 치논소의 비극적 생에서 세상 모든 ‘마이너리티’들의 아픔을 발견한다.

“… 그들의 뜻대로 되는 일이라고는, 할 일이 울고 또 우는 것밖에 없는 이 보편적인 오케스트라에 합류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올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치고지에 오비오마#부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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