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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경헌, ‘배가본드’ 악녀와 ‘불청’의 ‘허니’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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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경헌, ‘배가본드’ 악녀와 ‘불청’의 ‘허니’ 사이

유지혜 기자 입력 2019-11-16 09:20수정 2019-11-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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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경헌. 사진제공|PR이데아

연기자 강경헌(44)은 SBS ‘배가본드’로 데뷔 23년 만에 처음으로 사전제작 드라마를 찍었다. 작년 6월 시작해 올해 5월 끝낸 촬영이 “그저 멀게만 느껴진다”고 말햇다. 집에서 완벽한 ‘시청자’로 드라마를 보는 일도 “색다른 경험”이라고 웃었다.

● “‘배가본드’ 아닌 ‘불청’의 내가 진짜!”

강경헌은 최근 막을 내린 ‘배가본드’에서 맡은 오상미를 “평생 이해하지 못할 인물”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비행기 추락 사고를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강경헌은 유가족대책위원장을 맡았지만 알고 보니 테러의 공범이었다는 반전의 인물이다. “그 무엇도 아닌 50억 원을 위해” 테러를 감행하는 오상미를 연기하기 위해 각종 노력을 다했다고 한다.


“이해하면 안 되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훨씬 어렵다. 촬영 전부터 오상미의 가족사나 과거를 한참이나 상상하고 써내려갔다.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라 인간의 가치를 느끼지 못했을 거란 결론이 나오도록 말이다. 특히 정체를 알 수 없는 행동으로 ‘반전’을 줘야 했다. 정체를 감추기 위한 거짓 연기를 연기하느라 뜻밖의 ‘발 연기’를 해야 했다. 한때는 ‘사람들이 내가 연기를 진짜 못 한다고 생각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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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는 연기로는 2018년 5월부터 함께 해온 SBS ‘불타는 청춘’의 멤버들에게도 “다시 봤다”는 극찬(?)을 들었다. 강경헌은 “그동안 똑 부러지거나 악역을 주로 했는데 ‘불타는 청춘’ 속 내 모습이 진짜”라며 웃었다.

“대사가 없는 예능프로그램에 나가는 게 처음엔 두려웠다. 처음엔 ‘대체 뭘 해야 하나’ 어렵기도 했다. 지금은 너무나 편해졌다. 많은 시청자가 좋아해주는 것도 기쁘다. 때때로 좀 더 점잖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현장이 너무나 즐거워 어쩔 수 없다. 다만 ‘불타는 청춘’으로 내 나이가 너무 많이 알려진 게 아쉽다. 30대 연기도 해야 하는데 말이다.(웃음)”

배우 강경헌. 사진제공|PR이데아

● “마인드 컨트롤, 나를 버티게 하는 힘”

강경헌은 1996년 KBS 슈퍼탤런트 2기로 데뷔해 곧바로 KBS 2TV ‘첫사랑’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당시를 떠올리면 “자신감이 과했다”며 얼굴을 붉힌다. 연기자로서 자만과 좌절을 한참 오가고 나서야 “잘 하기보다 좋은 배우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

“평소 멋이 없게 살면 멋있게 연기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걸음걸이도 평상시와 달리 걸으면 어색한 게 단번에 티 나지 않나. 연기도 내 안에 전혀 없는 것을 꺼내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악역이라도 짜증을 유발하는 게 아닌, ‘저 악역은 멋있어’란 말이 나오게 매력이 있어야 한다. 결국 평소의 나를 가다듬어 유연한 마음을 만들어놔야만 한다.”

연기를 향한 신념 때문에 모든 사람들을 대할 때 ‘이해’의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한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을 마음으로 품는 훈련을 해야 더 많은 캐릭터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배 연기자들에게도 늘 “마인드 컨트롤”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무용수나 음악가처럼 연기자는 매일 훈련을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물론 발성, 호흡 등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평소에 할 수 있는 것은 세상을 넓게 보고, 깊이 이해하고, 흔들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정도다. 작품이 잘 됐을 때에도, 안 됐을 때에도 그 자리에 버티고 있는 게 연기자로서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배우 강경헌. 사진제공|PR이데아

● “결혼 향한 닫힌 문, 최근에 열었어요.”

‘불타는 청춘’에 나간 후로는 주변에서 “결혼 안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웃는다. 예능프로그램에서 구본승과 ‘핑크빛 무드’로 엮이고는 “둘이 사귀는 거 아니야?”라는 질문도 받았다.

“처음엔 그런 질문들이 불편했는데 이제는 예능프로그램의 재미로 받아들여주는 시청자가 더 많아서 안심이다. 한때 결혼과 연애에 모두 마음을 닫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문이 조금 열렸다고나 할까.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좋은 사람 있으면 연애하자’ 싶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사랑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좋을 것 같다. 운명이 이끄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까?(웃음)”

배우로서는 “힘이 닿는 한 연기를 하는” 꿈을 꾼다. ‘배가본드’로 좋은 시청률 성적도 맛 봤으니 내년에는 “대놓고 선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면 연기자는 그 뿐이다.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어떤 작품이나 즐겁지만, 지금까지는 악역이나 미스터리한 인물,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는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이젠 정의와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역할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나? 하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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