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불출마 바람 시작됐으나 3선 이상 중진은 아직 ‘無風’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15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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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의원들이 모범 보여야" 쓴 소리 시작
중진들 "초짜들만 모여 뭘하겠나" 소극적 태도
"총선 가까와지면 자연스럽게 쇄신이 될 것"
"인적혁신 때문에 공천 실리 잊으면 안돼" 지적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마침내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불출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초재선으로 시작했으나 중진급까지 이 바람이 번질지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참패 직후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무성 의원 이후 한국당 내부에서는 “내려놓겠다”는 소신발언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당 내에서 ‘중진 용퇴론’ 등이 거듭 거론됐을 때도 선뜻 나서는 사람 없이 치열한 눈치싸움만 오갔다.

오히려 과거에 간접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비친 바 있던 일부 의원들조차 총선이 다가오자 조용히 당 측에 철회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연이어 불출마 선언이 나왔던 더불어민주당과 판이한 양상을 보여왔다.

그러던 중 지난 6일 비례 초선인 유민봉 한국당 의원이 기존에 밝혔던 불출마 의사를 재확인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금씩 움직임이 나타났다. 15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재선을 한 김성찬 의원이 “제게 주어진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놔 좋은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초선과 재선 의원이 연달아 불출마 의사를 표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여전히 중진의원들은 침묵만 지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김성찬 의원의 희생어린 결단이 당 쇄신에 새로운 물꼬를 틀 결단으로 보인다. 중진의원들의 앞으로의 선택에 계기가 되지 않겠나”면서 에둘러 희망섞인 바람을 나타냈다.

또 다른 초선의원도 “불출마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에 회의적”이라며 “당 내 분위기 상 그렇다. 서로 다 (공천을) 해먹으려고 하니까. 탄핵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키우는 모양새다. 중진 의원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진의원들은 “무조건적인 중진 불출마 요구가 답은 아니다”라며 대체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성찬 의원은 너무 성급했다”고 말한 중진의원은 “이왕 진정으로 당을 생각하고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으려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당 지도부가 조율해서, 혼자보단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낫다. 사람들이 무슨 일 있나 오해하는데 본인에게도 손해”라고 지적했다.

한 3선 의원은 “당 쇄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존재감 없이 선수만 채우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기본은 맞다”면서도 “그렇다고 중진들이 다 용퇴해선 안된다. 초짜들만 모여서 뭘하겠나. 집에도 어른이 필요하듯 허리도 있고 머리도 있어야 조화를 맞추는 것”이라고 짚었다.

총선이 가까워올수록 대내외적인 암묵적 압박을 통해 자연스럽게 쇄신이 되리라고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주위의 압박으로 중진급이 위축되지 않는다고 밝힌 다선 의원은 “누가 그만두라고 한다고 해서 그만두면 의정활동을 잘못한 것이다. 조금 있어보면 다들 내가 해야되나 안해야되나를 판단할 수 있다”며 “결국 우리끼리 보면 누가 어떤지 알기 때문에 그런 압박이 가까워올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총선을 대비하면서 마냥 쇄신을 밀어붙이기보다는 현재 지도부 주도로 논의되고 있는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 재선 의원은 “통합을 우선적으로 해야하고 인적쇄신은 지금같은 상황에서 잘한다고 해서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우리가 제1당을 목표로 하는 만큼 조용한 시스템에 의한 공천이 바람직하지 않겠나. 인적혁신이라고 해서 거기에 실리가 잊히는 공천이 돼선 곤란하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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