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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커덩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같은 라커룸… 한숨 나오는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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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커덩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같은 라커룸… 한숨 나오는 경기장

뉴스1입력 2019-11-14 23:17수정 2019-11-1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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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현지시간) 오후 레바논 베이루트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4차전 레바논과의 무관중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를 확인한 뒤 주변에 배치된 경찰병력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경기는 레바논축구협회가 반정부 시위 악화 등 안전상의 이유로 아시아축구협회에 무관중 경기를 제안해 치러진다. 2019.11.14/뉴스1 © News1

14일 오후 10시(한국시간)부터 레바논 베이루트에 위치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과 레바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H조 4차전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공식 기자회견장. 이 자리에서 가장 큰 화두는 한국의 ‘현장훈련 통과’ 결정이었다.

레바논과의 경기를 준비하는 벤투호는, 레바논이 아닌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결전지에 좀 나중에 들어가는 것이야 종종 보게 되는 결정이지만 벤투 감독은 경기 전날인 13일 오전까지 아부다비에서 담금질을 실시한 뒤 전세기를 타고 베이루트로 넘어갔다. 요컨대 베이루트에서는 훈련 1번 없이 실전에 돌입한 셈이다.

때문에 레바논 취재진들의 날선 시선이 벤투 감독을 향했다. 왜 베이루트에서 훈련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벤투 감독은 “우리가 세운 계획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것이 우리 선수들을 돕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면서 “아부다비의 좋은 환경, 조용하고 차분한 환경에서 침착하게 준비하는 게 더 낫다고 봤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유를 듣기는 했으나 한국 취재진 입장에서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결정이기는 했다. “현지에서 공식 훈련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전혀 상관없다”던 벤투 감독의 말처럼 그것이 레바논을 무시한 의도는 아니다. 그래도 ‘적응’은 걱정이 되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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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적장인 치오보타리우 레바논 감독의 발언이 더해져 보다 흥미로웠다. 치오보타리우 감독은 “아마 내가 벤투 감독 입장이었어도 그런 선택을 내렸을 것 같다. 현재 레바논의 상황(반정부 시위로 인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차분한 곳에서 훈련하고 오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공감을 표했다. 결과적으로 지도자들의 일치된 견해는 옳았다.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의 환경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열악했다. 외관은 폐허에 가까웠고 최근 흉흉한 분위기로 인해 군인들이 진짜 총을 들고 진을 치고 있어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내부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가고 싶었으니 ‘쾌적한 환경’과 거리가 있었다.

참고로 킥오프 3시간 전에 경기장 내부로 들어가 기자실과 회견장, 믹스트존 등을 돌아봤는데 과연 이곳이 ‘현재’ 쓰이는 곳일까 싶을 정도로 관리가 엉망이었다. 관중석 의자는 칠이 벗겨졌고 화장실 변기는 녹슬고 악취가 났다. 백미는 엘리베이터였다.

사용이 가능할까 싶었던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는데 중간에 철커덩 거리며 멈춰서더니 원하던 2층에 꽤 오래 머물다 어렵게 문이 열렸다. 내려올 때는 계단을 택해야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지내는 곳은 낫겠다 싶었으나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의 라커룸은 괜찮냐는 물음에 “꼭 화장실 같은 느낌이다. 이상한 타일 같은 것으로 된 벽면이었다. 크기가 크기는 한데…”라고 말을 아낀 뒤 “그래도 수도에서 물은 나온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참고로 기자실 옆 화장실은 악취가 진동했고 경기장 기자석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지켜본 벤투 감독의 마인드는 “현지에 빨리 넘어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 전까지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알차게 훈련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경기가 펼쳐지는 스타디움 안팎의 수준이 이 정도였다면, 제공될 훈련장의 상태는 짐작이 된다. 이틀 먼저 들어왔다면 이틀, 사흘 먼저 들어왔다면 사흘을 더 고생할 수 있었다.

(베이루트(레바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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