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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째 질질 끄는 ‘유재수 사표 처리’[동서남북/강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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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째 질질 끄는 ‘유재수 사표 처리’[동서남북/강성명]

강성명·부산경남취재본부 입력 2019-11-15 03:00수정 2019-11-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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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명·부산경남취재본부
지난달 31일 제출된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사표가 보름 가까이 수리되지 않고 있다. 부산시는 유 부시장의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 같은 처리 과정에는 오거돈 부산시장의 의중을 무시할 수 없다. 별정직인 경제부시장의 사표 처리 여부는 임용권자인 오 시장의 결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유 부시장은 사표를 내고도 여전히 주요 회의에 참석하는 등 전례를 찾기 힘든 행보를 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시 공무원들의 심정은 어떨까. 한 직원은 “시장이 주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검찰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불안감을 왜 우리가 감당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다른 직원은 “유 부시장이 추진해 온 일들이 많은데 대체할 인물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 그만큼 인재풀이 부족한 것 아니겠느냐. 안타깝다”고 했다.


유 부시장의 비위 의혹은 갑작스럽게 제기된 게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소문이 나돌더니 올 초에 공론화됐다. 그런데도 오 시장은 시민들에게 사과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고 있다. 오 시장의 인사 실정(失政)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시장 선거를 보좌한 박태수 씨를 정책수석보좌관에 앉혔는데 박 씨는 시정을 좌지우지한다는 평가를 받더니 급기야 ‘왕특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다 물러났다. 오 시장 취임 이후 부임한 정현민 전 행정부시장은 취임 4개월 만에 사표를 냈고 곧바로 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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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인사의 기본은 공정함인데 사표를 던진 고위 공무원에 대해 오 시장이 유 부시장에게처럼 너그러움을 보인 적은 없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철학과도 어긋나 보인다.

오 시장은 올 국정감사에서 유 부시장의 공이 적지 않다는 투로 이야기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을 했던 만큼 중앙정부 쪽 인맥이 두터워 시에 많은 이득이 된다는 의미로 들렸다. 그런데 비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자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조만간 어떤 신분이 될지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 국비 확보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눌 고위 공무원이 있을까.

하기야 유 부시장은 최근 중앙 정부의 주요 인사에게 “내가 언제 떠날지 모르니 마지막으로 부산에 선물이라도 하나 달라”고 국비 부탁을 했다니 오 시장이 감쌀 만하다.

하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선 유 부시장의 혐의가 어떻게 결론 날지는 중요하지 않다. 최악의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에게 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만 바랄 뿐이다. 이달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10개국 정상들이 부산에 모인다. 오 시장은 무너진 부산의 위상을 바로세우고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위해서라도 유 부시장의 사표 문제를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강성명·부산경남취재본부 smkang@donga.com
#유재수 사표 처리#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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